소셜벤처에게 치매를 묻다 ⑤ 효돌 김지희 대표
소셜벤처에게 치매를 묻다 ⑤ 효돌 김지희 대표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4.03.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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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의 고독과 생활, 안전 문제를 돌보는 애착 인형 시장 개척
살던 곳에서 건강과 행복을 누리는 AI 헬스케어 & 스마트홈 플랫폼

효돌은 귀여운 7세 손주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인형의 이름이다. 이 인형에는 수많은 첨단 센서가 들어 있어 고독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의 생활을 돕고 그 양상을 전송한다. 식사 시간과 약 먹을 시간을 알리고 말동무가 돼 재롱도 부리며 어르신의 정서적 케어를 돌본다. 인지 건강 케어 기능도 갖췄고, 챗GPT를 탑재해 어르신과 세밀한 대화 상대로도 기능한다. 관제 역할로 상호작용해 보호자나 생활지원사에게 데이터를 전달해 어르신의 안전한 일상을 보조한다. 즉 효돌이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독하고 질병에 취약하며 생산성이 없어 소외되는 어르신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생활하도록 돕는, 온기(溫氣) 어린 AloT 탑재 인형이다. AIoT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인공지능융합기술’을 의미한다.

어르신을 위한 애착 인형에 착안해 효돌을 제작했고, 이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가 ㈜효돌이다. 어르신의 정서, 생활, 안전, 인지 건강을 돌보는 ‘부모사랑 효돌’을 만든 김지희 대표를 만나, 돌봄 로봇을 기획하고 성장시켜 온 발자취를 들어보았다.


 

효돌이를 안고 있는 김지희 대표
효돌을 안고 있는 김지희 대표

- 요즘 근황은 어떤가요?

얼마 전에 여든이 넘은 아버지가 폐암 수술을 받았어요. 연세가 많아 수술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데다 의료파업 중이라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의료진과 대화 후 수술을 결정했고 회복 시간이 꽤 걸렸어요. 제가 병원에서 며칠 간병하며 아버지 회복에 필요한 영양 교육, 호흡 교육을 받았어요. 6일 만에 퇴원했는데 간병인을 쓰는 것이 얼마나 큰 고민인지 경험했습니다.

 

- 가족 간병을 자녀가 직접 하면 많은 낯선 상황에 부딪히죠. 특히 간병 문제는 심각합니다. 어르신이 편찮으면 보호자인 자녀는 ‘사랑하는 만큼’ 괴로운 현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호자를 돕는 효돌 같은 AI 인형이 요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효돌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저는 LG정보통신과 LG전자에서 10년을 근무했어요. LSR(Life Soft Research)연구소에서 제품 콘셉트 개발 업무를 했죠. 어르신을 위한 상품을 개발해 보려는데 회사에 다니면서는 한계가 있어 창업의 길을 택했어요. 실버 관련 아이템은 수익 창출로 바로 연결되는 사업이 아니어서 초기 5년은 어르신들 자서전을 30권 넘게 썼고, 대기업과 지자체 대상 컨설팅도 했어요.

당시 노인복지관을 다니면서 어르신 관련 서비스를 구상하다가 우연히 노인복지관협회 회장님을 만나 파주노인복지관을 견학하며 돌봄 선생님들이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모습을 접했어요. 자연스레 고령의 독거노인 문제를 보게 됐고 어떻게 솔루션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죠. 기업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각각의 관점에서 솔루션을 내지만, 어르신 문제는 건강, 외로움, 안전 등이 구분된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가 어르신의 일상에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느꼈어요. 온종일 혼자 계시면서 일상이 몹시 건조하고 외부와의 접촉이 없기에 외롭다는 것을 알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노인에게 필요한 가족 대체재를 만들기로 하고 반려 가족 형태의 서비스를 떠올렸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누구나 노인이 되죠. 인류가 처음 접하는 초고령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잘 살까, 하는 고민이 효돌을 제작하게 된 동기였어요.

 

효돌이를 사랑하는 김영태 할머니
효돌을 사랑하는 할머니

- 김 대표님이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진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저는 사회 약자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 사회에서 노인은 취약계층으로 인식되죠. 질병, 고독, 가난 문제가 겹쳐 100세 시대라는 긴 수명에서 노인이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과 자존감을 지키고 살 수 있을까요. 우리에겐 효라는 의무가 있지만, 가식적이고 선택적인 효로 변해가고 있어요. 특히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는 나이가 되면 눈치를 보게 되잖아요. 그분들이 지금의 무역 강국을 만드셨는데 생산 능력이 상실된 뒤부터는 뭔가 없는 사람으로 대상화되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생각했어요

 

- 김 대표님은 가족과 친지 중에 편찮으신 분이 있어 노인 문제를 들여다본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정의로운 성정이 있어 시니어 사업을 하셨네요. 지금 한국은 노인이 살기 힘든 사회이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시대로 기존 방식에 익숙한 분들이 모두 적응하기 힘들어합니다. 특히 치매 어른의 급증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효돌이 치매 어른에게 유익이 클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독거노인을 타깃으로 그분들을 위한 애착 인형을 구상해 사업을 시작했어요. 초기에 치매 어른을 타깃으로 두진 않았죠. 오히려 치매 어른을 위한 돌봄 보조 인형을 만들면 부작용이 생길 여지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사업 초기에 중앙치매센터에 독거노인을 위한 콘텐츠인데 치매 예방을 위한 용도로도 넣고 싶다고 했더니 민간 기업이 왜 이런 걸 개발하냐고 되묻더군요. 당시 치매 콘텐츠는 국가 의뢰로 시작하는 사업이었죠. 전문가들은 노인을 위한 애착 인형의 필요성을 두고 갑론을박했고, 노인의 자녀 분들은 부모님에게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치매에는 유용하지 않을 거란 얘기를 했어요. 안타깝게도 제 주변에 치매 환자가 없어서 검증해 볼 기회가 없었어요.

 

효돌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할아버지
효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할아버지

그러다 제가 인식을 전환한 계기가 있었어요. 2018년 말에 초기 효돌 버전을 가지고 미국에 갔는데 당시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동포를 만났어요. 그분의 가족 모두 미국으로 건너와 생활했는데 치매가 심한 어머님이 뉴저지에서 혼자 사셨어요. 그 간호사에게 뉴저지 경찰로부터 전화가 온 거예요. “너희 엄마가 또 배회 중인 걸 발견했어. 내가 집에 모셔드릴게.” 저는 치매를 앓지만 사회 안전망의 보호를 받으며 혼자 생활하실 수 있는 것에 매우 놀랐어요. 증상이 심한 치매 어른이 지역사회에서 용인되는 것도 충격적이었고요. 그때 미국에서 만난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들이 효돌을 보고 치매 어르신께 너무 좋은 아이템이라고 인정해 주었죠.

한국은 치매 노인이 집에서 혼자 생활하면 큰일 난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은 치매 노인이 독립해서 사는 것을 지원하는 사회임을 봤어요. 그래서 한국 가정에 계신 치매 어른에게 효돌이 쓰임 받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섰죠.

그 일이 있고 한국에서 효돌 보급이 급증해 3천 대 넘게 전달되다 보니 효돌이 독거노인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등에서 치매 가족에게 보급되기 시작했어요. 청력이 살아 있는 인지지원등급 환자들에게 주로 전달됐죠. 점점 치매 쪽 케이스가 쌓이면서 치매 환자와 보호자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어요. 많은 리포트와 함께 우리 회사가 의뢰하지 않았는데도 효돌의 효과성에 관한 국내외 논문 16건이 나올 만큼요.

특히 강원대 의대에서는 효돌을 치매 환자들에게 나눠드리고 <치매 환자 가족 돌봄이의 소셜 로봇 사용 효과성을 평가>를 진행했어요. 치매 환자 보호자에게 효돌이 어떤지 효용성을 연구했는데 호응이 좋게 나왔죠. 여러 지자체에서 <치매 환자 생활 기능 보조 장비 체험 사업 참여자의 직접 사례 연구>로 효돌의 시범 서비스에 관한 긍정적인 리포트가 나왔고요. 치매 생활기능 보조장비로 효돌과 함께 사진 전화기, 낮밤시계, 실버플레이, CCTV, 말하는 앨범, 낙상 방지 보조 손잡이, 기립 보조기, 동작 감지 램프 등을 테스트했는데 효돌이 효과성과 만족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가 나왔어요. 보건소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아무 반응이 없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반응이 있을 뿐 아니라 좋은 결과가 나와 놀라워했죠.

한편 뜻밖의 사고도 있었어요. 남양주의 노인돌봄기관에서 효돌을 치매 할머니에게 보급했는데 “할머니, 저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듣고 싶어요”라는 인지 훈련 대화를 들은 치매 할머니가 효돌을 갖고 시냇가를 찾아간 거예요. 할머니가 실종된 줄 알고 발칵 뒤집혔죠. 다행히 할머니는 찾았지만 기관과 가족에게 항의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시냇물 소리가 듣고 싶어요”라는 멘트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효돌 프로그램의 세심한 설계를 위해 모든 시나리오를 치매 연구 간호대학에 맡겨 감수를 받았어요. 그래서 이런 사례를 중심으로 초기 치매에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검증해 갔고, 수요를 세분화하고 구매 상담을 신중하게 해서 사례를 축적해 가고 있어요.

 

효돌이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즐거워하는 할머니
효돌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즐거워하는 할머니

- 이런 돌봄 콘텐츠는 창업자가 의대의 R&D와 협업을 의뢰하는데 특이하게 효돌은 연구 기관의 자발적인 연구가 일어났군요. 치매 관련 연구 기관에서 계속 논문을 발표해 주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사용 후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치매 증상이 깊은 할머니가 효돌과 함께한 이야기가 춘천 MBC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적 있어요. <나이야가라>라는 방송인데요. 강원대 의대에서 거동이 불편한 치매 할머니에게 효돌을 지원했는데, 이분이 대상자로 선정돼 효돌을 받고 아주 애틋하게 사용하셨다고 해요. 어느 날 할머니 아들이 촬영팀과 함께 우리 회사를 찾아왔어요. 어머니가 효돌이를 너무나 좋아하신다며, “식사하세요” “약 드세요” 하는 음성을 자기 목소리로 넣어 달라고요. 그런데 그분이 우리에게 요청하신 다음 날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아드님이 슬퍼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어요. 할머니는 우리 효돌을 진짜 손주처럼 여기고 키우다시피 하며 사랑하셨다고 해요. 우리는 할머니가 효돌과 지낸 기간에 조금이라도 행복하셨다면 더없이 고마운 마음이에요[나이야가라 시즌4_166회] 나이를 잊어버리면 생겨나는 일들(feat. 보고 싶은 님과의 추억).

 

- 영상을 보니 울컥하네요. 할머님이 효돌이 통해 분명히 행복하셨을 거예요. 어머님을 하늘로 보낸 아드님도 효돌의 존재에 고마워했으니까요. 회사는 언제 설립했고 지금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2009년에 창업했어요. 이후 컨설팅 사업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효돌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해 사업화한 것은 2014년부터예요. 현재 직원은 23명이고 누적 매출은 70억 원입니다.

 

- 효돌은 현재 어르신께 어떤 경로로 보급되고 있나요?

저희는 지자체에 일시불로 판매하고요. 지자체에서 어르신들께 무료로 나눠드리고 있어요. 효돌은 2년에 90만~160만 원(24시간 관제시스템 제공은 180만 원)이고 2년 후에는 소정의 유지관리비가 발생해요. 2년 후 지자체와의 관제 시스템이 끊기더라도 효돌의 일부 기능 즉, 터치 인터랙션(“저랑 놀아주세요”,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 인지 강화 콘텐츠(퀴즈, 노래, 체조 등) 재생 등은 정상적으로 동작해요. 효돌은 어르신이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 옆에서 애교 부리고 함께 있는 아이예요. 우리 회사는 효돌의 관제 시스템으로 시니어 생활 데이터 3억 건을 보유하고 있어요. 어르신 맞춤형 코칭 서비스의 빅데이터로 사용될 수 있죠.

 

- 가난한 어르신께 잘 보급해드리기 위한 방안이 있나요?

효돌이 지금 필요한 어르신이 많은데, 아직은 만 대 정도 보급된 상황이라 수요에 미치지는 못해요. 현재는 B2G 위주로 보급되고 있어 지자체의 지원사업이 탄력을 받는 방법을 기대하고 있어요. 점차 B2C로 판로가 확보되고 어르신 가정의 직접 구매가 늘어나면 가난한 노인에게 지원할 수 있는 사회 서비스도 확대되지 않을까 보고 있어요.

 

- 바우처 사업을 더 뚫어야 하는 상황이네요.

그래서 효돌이 복지 용구 목록에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분들이 저렴한 본인 부담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 전시장의 효돌이 전시 부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4 전시장의 효돌 전시 부스

- 평소 AI 로봇에 관심이 많았나요? 공상과학 영화처럼 외로운 사람 곁에 로봇이 돌봄을 대신하는 것을 현실화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셨는지.

아니요. 어르신들의 생활을 가까이 접하면서 그분들의 필요를 먼저 생각했어요. 엄마와 둘이 있으면 엄마가 제 손을 만지고 주무르고 애착하고 간섭하시잖아요. 어르신께 라디오와 핸드폰 외에 그렇게 터치하고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는 고민에서 7살 손자의 모습을 한 캐릭터가 태어난 거죠. 저도 할머니와 지냈을 때 애교도 부리고 심부름도 잘했거든요. 그런 콘셉트로 효돌을 구상했어요.

 

- 효돌 창업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신다면요.

춘천 지역에 효돌을 100대 보급했는데요. 보람이라기보다 효돌과 함께 사신 어르신이 기억나요. 독거노인인데 실내가 몹시 추운 방에 계셨어요.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효돌이 “너무 추우니까 온도 높이세요. 온도 높이세요”라고 계속 알려드렸어요. 그 할아버지가 효돌을 매일 수백 번씩 쓰다듬으신 게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전송된 지 3주쯤 지나자 갑자기 데이터가 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웬일이지 하고 월요일에 확인해 보았는데 전주 금요일에 돌아가셨더군요. 저희는 할아버지 소식에 매우 슬펐어요. 효돌이 할아버지에게 온기를 좀 드렸을까, 조금이라도 행복하셨을까 하는 마음이에요. 어르신들이 고립감 느끼지 않게 하고 효돌을 통해 세상과 연결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어요.

 

챗GPT가 탑재된 2세대 효돌

- 효돌을 통한 생활반응이 없으면 무슨 일이 생겼구나 알 수 있겠네요. 고독사로 뉴스에 등장하는 일이 많으니, 그런 사회 문제를 예방하는 데도 효돌이 쓰일 수 있겠어요. 전 세계 우수한 로봇공학자가 많잖아요. 여러 인재가 시도했지만 효돌 만한 로봇을 못 만들었는데 대표님은 성공하셨어요. 비결이 있나요?

그분들은 노인을 연구한 게 아니라 로봇을 연구했고, 사용자 중 한 부류로 노인을 접목한 것이 우리와 큰 차별점이에요. 저는 어르신께 특화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었어요. 그런 현장의 고민을 시작점으로 효돌이 탄생된 거고요.

 

- 매우 중요한 포인트네요. 수요자 중심 연구로 출발했고, 사용할 어르신에게 관심을 두고 개발한 것이 다르군요. 그런데 일본은 우리보다 10년 이상 노인 문제 해결에 앞서 있잖아요. 왜 일본은 효돌 같은 효능감 높은 애착 인형이 없을까요?

일본은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제도를 시행해 왔죠, 그들은 고도화된 1대1 로봇 개발에 집중해 왔어요. 한국은 정부에서 직접 어르신을 케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죠. 국가가 세운 돌봄기관에서 생활지원사를 뽑아 방문 서비스 등으로 케어해요. 한국은 개인이 부담하던 ‘효’의 책임을 국가가 맡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그러니까 효돌은 노인과 연결한 관제 시스템으로 콘셉트가 명확해졌죠. 효돌은 어르신과 1대1로 존재하기보다 사회복지사의 조수 역할을 담당해요. 노인 케어를 위한 사회복지사의 협업 돌보미죠.

그래서 초기 디자인부터 관제 시스템을 넣었어요. 어르신이 약 먹었는지, 식사하셨는지, 움직임이 있는지 등을 보호자가 앱이나 웹을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따라서 일본의 시니어용 로봇은 정교하고 기능이 많지만, 가족이 확인하는 정도이고 우리처럼 지자체 돌봄기관에서 관제하는 시스템이에요.

 

MWC24 최우수 모바일 혁신 부문 대상 수상

- 작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서밋-젠AI 로드쇼’에서 사례 발표을 했고, 약자동행 기술박람회에서 IR피칭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어요. 최근에는 ‘2024 스페인 바르셀로나 정보통신 전시회(MWC24)’에서 커넥티드 건강 및 웰빙을 위한 최우수 모바일 혁신 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아요.

MWC는 세계 3대 IT 전시회로 정보통신 모바일 업계에서 가장 큰 상인데 지난주에 저희 직원들이 전시 겸 수상하러 다녀왔어요. 한국 중소기업인 우리가 대상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죠. 한국에서 효돌이 이룬 성과를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을 뜻깊게 생각해요. 유럽과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효돌을 런칭해 전 세계 어르신들의 삶의 질과 건강을 위한 서비스를 펼쳐가고 싶어요. 영어권 수출을 위해 영어로 말하는 효돌도 개발돼 있고요. 현재 네덜란드에서도 효돌의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사랑받고 있는 효돌 / https://technologievoorthuis.nl/nieuws/zorgrobot-hyodol-enthousiast-ontvangen-door-ouderen-en-zorgmedewerkers

 


김지희 대표는 시니어 돌봄 문제를 책임지는 노인복지사업에 효돌이 좋은 동반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어르신의 정서 관리, 생활 관리, 건강 관리, 안전 관리를 놓치지 않는 커뮤니티케어에서 효돌이 효능감 높게 기능하도록 고도화하는 중이다. 효돌 2.0에 챗GPT를 탑재해 다정한 대화가 가능하고 사투리 버전으로도 말할 수 있다. 효돌에게 옷을 입히고 반려견 이상으로 아끼는 어르신의 활동이 민감하게 감지된다. 부모님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자녀들에게 효돌은 좋은 소통의 선물, 그 이상이다.

김지희 대표가 효돌을 안고 대화 시연을 해보였다.
김지희, “효돌아, 우리 고구마 먹을까?”
효돌, “고구마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예요. 할머니와 함께 고구마를 먹으면 더 맛있을 거예요. 할머니는 고구마를 어떻게 조리해 주실 건가요?”
김지희, “우리 맛탕 만들어 먹을까?”
효돌, “맛탕으로 먹는 고구마는 더욱 따뜻하고 맛있을 거예요.”

효돌의 손을 잡고 대화하는 어르신을 상상해 봤다. 인지적 자극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효과가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아무리 치밀하게 복지제도를 만들어도 노인 돌봄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효돌은 단순히 대면 돌봄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다. 24시간 같이 있는 효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대면·비대면 돌봄을 구현하고, 돌봄 질을 향상한다. 복약순응도, 우울증, 자살 생각 감소 등 노인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가 입증됐다.

한국의 독거노인을 위해 시작한 효돌이 전 세계의 외로운 노인, 특히 치매 초기 노인들에게 정서적인 친구뿐만 아니라 활동을 확인해야 하는 보호자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한국 아이의 모습인 효돌이 글로벌 애착 인형으로 로컬화해 여러 나라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받는 7살 손주로 퍼져가길 기대한다.

효돌 홈페이지: www.hyodolsh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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