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뇌질환, 10년 내 정복" 선언한 한국 출신 美 스탠퍼드大 뇌과학자 ‘주목’
"5대 뇌질환, 10년 내 정복" 선언한 한국 출신 美 스탠퍼드大 뇌과학자 ‘주목’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3.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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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코리아 2024’서 기조 연설...전자공학도에서 뇌과학자로
2013년 ‘엘리스’ 창업...‘뇌 디지털 트윈’ 솔루션 상용화 임박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 한국보건산업연구원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 한국보건산업연구원

 

한국 출신 세계적 뇌과학자가 치매, 파킨슨병 등 5대 뇌질환을 10년 내 정복할 수 있다고 선언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신경과·신경외과·생명공학과·전기공학과)는 지난 14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한 글로벌 콘퍼런스 ‘메디컬코리아 2024’에서 <AI와 뇌 건강의 미래: 뇌 디지털 트윈 생성>을 주제로 나선 기조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15년 넘게 한 우물만 파면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이용한 뇌질환 치료 솔루션 개발에 매달려 왔다. 뇌 디지털 트윈은 뇌의 기능을 디지털 기술로 쌍둥이처럼 복제해 구현한 뒤 이를 기반으로 뇌질환 관련 진단, 치료, 나아가 건강관리까지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이다.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 한국보건산업연구원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 한국보건산업연구원

 

이 교수에 따르면, 뇌질환의 치료 목표는 기본적으로 뇌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뇌 기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뇌 기능 측정은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와 같은 설문지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향후에는 뇌 디지털 트윈을 통해 뇌 안에서 일어나는 네트워크 정보를 AI 딥러닝 기술로 파악해 정확도와 예측성을 향상할 것으로 이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직접 스타트업 ‘엘비스’(LVIS)를 세운 이후 AI 딥러닝 기술 기반 플랫폼 ‘뉴로매치’(NeuroMatch)를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엘비스는 미국 본사 외에 국내에도 서울과 대구에 지사를 두고 있다.

뉴로매치가 상용화되면 최신 AI 기술을 접목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뇌질환 관련 진단부터 신약 개발까지 광범위하게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엘비스는 뉴로매치의 상용화와 함께 오는 2026년 미국 나스닥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엘비스 홈페이지
엘비스 홈페이지

 

한편, 이 교수는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데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뇌 디지털 트윈 기술이 활성화되면 머지않아 원격 진료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뇌질환 환자 수는 크게 늘고 있는 반면에 나라마다 신경과 의사 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전기공학도였다. 그는 서울과학고를 거쳐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뒤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을 마칠 무렵 이 교수의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뇌질환에 관심을 가지면서 커리어를 뇌과학으로 전환했다.

2010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광유전학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합한 기술로 뇌 신경세포의 활동을 분석한 연구 논문<Global and local fMRI signals driven by neurons defined optogenetically by type and wiring>을 게재하는 등 학술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갔다.

이러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2017년 한국인 여성 최초로 스탠퍼드대 종신교수로 임용됐다.

2019년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선구적인 연구를 제안한 과학자를 선정해 수여하는 ‘파이어니어상’(NIH Director's Pioneer Award, 2004년 제정)을 제임스 에버와인(James Eberwine) 박사와 함께 수상했다. 수상자들은 5년간 70만 달러의 연구 자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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