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수기 부문 이종건 《사랑의 궁극》
‘장려상’ 수기 부문 김상문 《나만의 치매 대처》, 손윤희 《다정한 말 한마디》
디멘시아뉴스가 주관하고 디멘시아도서관, 도서출판 디멘시아북스 및 광교신경과의원이 공동 주최한 ‘제8회 디멘시아 문학상 공모전’ 시상식이 12일 개최됐다.
오는 21일 ‘치매극복의 날’을 앞두고 열린 이번 행사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디멘시아도서관에서 진행됐다.
‘디멘시아 문학상’은 ‘치매’를 소재로 한 소설과 수기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모전이다. 지난 2017년 이후 올해로 8회째를 맞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치매 문학 공모전이기도 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기 부문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은 《거꾸로 걷는 그림자》 김정회 작가, ‘우수상’을 수상한 《사랑의 궁극》 이종건 작가, ‘장려상’을 받은 《나만의 치매 대처》 김상문 작가와 《다정한 말 한마디》 손윤희 작가 등 수상자들과 그 가족·지인들이 참석했다.
소설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인 《은미》 반고훈 작가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아흔이 넘은 홀시어머니를 32년째 모신 며느리의 시선으로 본 치매 환자 돌봄 수기 《거꾸로 걷는 그림자》 김정회 작가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처음에는 시어머니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친정어머니처럼 느껴지더니 지금은 우리 엄마가 됐다”며 “그런데 엄마가 치매로 차츰 거꾸로 걸어서 제가 엄마의 엄마가 돼 간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지금은 그러한 상황들을 체험하고 느껴가는 과정이자 시간”이라며 “이러한 경험과 느낌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고 펼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고, 또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고 응원하면서 이 자리에도 동행해 준 남편에게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중심으로 아들 자신과 아내, 자녀 ‘삼대(三代)’가 꾸리는 가족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을 되새기는 수기 《사랑의 궁극》 이종건 작가는 “치매를 향해 가는 길에는 오로지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며 “몸소 체험하면 저절로 느껴지리라 생각하면서 글로 썼다”고 집필 과정을 술회했다.
올해 83세인 자신의 치매를 늦추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로잡아 건강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을 담은 《나만의 치매 대처》 김상문 작가는 “어릴 때 할머니가 겪는 모습을 봐서 치매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다”면서 “(치매에) 대처하기 위해 시를 60편 외우고 독립선언서도 3년 동안 외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작년에 디멘시아(문학상 공모전)에 내려고 글을 쓰는데 낱말이 잘 안 떠올랐다”며 “열심히 준비했는데 당선됐다.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도 글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돌보는 주보호자의 고충과 애환을 솔직한 필체로 그려낸 《다정한 말 한마디》 손윤희 작가는 스스로를 “아직 치매와 싸우고 있는 전투사”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우연히 (공고를) 보고 그냥 치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걸로 끝이라는 생각으로 처음 써봤는데, 이렇게 마음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아직도 전쟁하는 중이지만 폭넓게 받아들이도록 애쓰면서 살겠다”고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올해 디멘시아 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양인덕 디멘시아뉴스 대표는 “수상하신 작가님들의 옥고에는 귀한 뜻이 가득 담겨 있다”며 “그 뜻이 치매에 걸려도 괜찮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치매라는 증세나 병이 있더라도 치매가 없는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열어가는 데 하나하나 모이고 쌓여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고 바란다”고 수상자들을 추어올렸다.
이번 수상자들의 작품은 디멘시아북스를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특히, 수상작을 모은 수기집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두 번째 이야기》는 이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중소출판사 성장도약 제작 지원 사업(도약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제9회 디멘시아 문학상 공모전’은 신청 접수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안내(링크)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