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도파민 유사체 ‘CA140’,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 규명”
국내 연구진 “도파민 유사체 ‘CA140’,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 규명”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7.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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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병증 다중 조절 가능...“디지털 의료기기와 병용치료 적용 기대”
한국뇌연구원 허향숙 인공지능 기반 뇌발달질환 디지털의료기기 실증지원사업단장(왼쪽)과 이현주 선임연구원
한국뇌연구원 허향숙 인공지능 기반 뇌발달질환 디지털의료기기 실증지원사업단장(왼쪽)과 이현주 선임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병증을 조절하는 도파민 유사체 ‘CA140’의 효능을 규명했다.

한국뇌연구원은 허향숙 인공지능 기반 뇌발달질환 디지털의료기기 실증지원사업단장팀과 김재익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제리 양(Jerry Yang)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 등 한미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초로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CA140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증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결합하는 저분자 도파민 유사체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도파민 수용체로 알려진 DRD1과 DRD2가 정상인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현한다. 이 환자에게 도파민 시스템을 조절하는 중요 약물인 도파민 전구체 또는 길항제를 투여하면 시냅스와 인지 기능 일부가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교세포에서 발현하는 도파민 수용체는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의 과활성을 저해해 항염증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앞서 허향숙 단장팀은 이 같은 연구를 토대로 신경염증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CA140이 뇌 염증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2018년에 내놨다.

하지만 CA140이 시냅스와 인지 기능 및 알츠하이머병 병증을 조절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을 활용해 CA140의 효능과 하위 분자 기전을 밝혀냈다.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 CA140을 투여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증인 Aβ 및 타우(Tau) 피브릴(fibrils) 형성이 억제되고,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Aβ 플라크(Plaques, 덩어리)를 축적과 타우 과인산화가 저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알츠하이머병 병증으로 과활성화된 성상세포와 미세아교세포에서 발생한 신경염증 동역학(neuroinflammatory dynamics)이 저해되는 것을 발견했다.

CA140을 투여한 인지장애 동물 모델(Scopolamine-induced amnesia model)에서도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신경세포의 신호를 전달하는 수상돌기 수가 늘었다. 특히 시냅스 가소성 중 장기 강화의 저하를 유의미하게 회복하고, 이에 따른 인식 기억의 향상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병증 상태에서 CA140이 도파민 수용체 DRD1에 작용해 인지 기능과 아밀로이드 병증을 개선하고 정상 동물에서도 인식 기억 등을 향상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허 단장은 “이번 연구는 도파민 유사체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다양한 인지 기능 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향후 뇌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은 물론 실증사업단에서 개발하는 디지털 의료기기와의 병용치료 기술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리 양 교수도 “CA140이 정상 또는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시냅스와 인지 기능을 향상하고, 알츠하이머 병증을 저해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며 “신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뇌연구원 이현주 선임연구원과 이하은 학생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신경염증 저널(Journal of Neuroinflammation)’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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