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멀티모달(Multimodal) 뇌 영상 백질 패턴 분석으로 노년층의 알츠하이머치매 발병을 예측하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뇌연구원은 인지과학연구그룹 이동하 선임연구원과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손상준·노현웅 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뇌의 백질(white matter)은 피질과 피질하 영역을 연결하는 신경 섬유로, 뇌 기능을 담당하는 회백질 영역(gray matter)에 기능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노년층에서 백질에 이상이 생기면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이에 따라 뇌 구조적 네트워크에서 백질 이상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원 측에 따르면,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아밀로이드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대표적 뇌 영상들을 통합해 백질 신호를 분석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얼마나 유용한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공동연구팀은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 ‘혁신형 만성 뇌혈관질환 바이오뱅킹 컨소시엄’으로부터 확보한 인체 자료를 활용해 454명의 뇌 MRI와 아밀로이드 PET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질 패턴을 파악했다.
백질 패턴-개인 간 변동성(white matter inter-subject variability, WM-ISV)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서 개인 뇌의 전체 백질을 3차원 공간모형인 ‘복셀(voxel, 부피와 픽셀을 합친 조어로 정규 격자 단위값)’로 재구성했다. 이후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Human Connectome Project) 뇌지도의 뇌 기능 영역 360개를 보여주는 연결분포 지도를 활용해 심층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인지 및 기능 장애를 더 정확히 분류할 수 있도록 MRI와 아밀로이드 PET을 결합한 앙상블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고도화된 백질 패턴으로 인지장애와 치매 여부를 각각 88%, 77% 이상 예측해 냈다.
WM-ISV에서 알츠하이머병은 주관적 인지 저하나 경도인지장애(MCI), 혈관성 치매보다도 이질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인 ▲인산화된 타우(pTau217) ▲미세신경섬유경쇄(NfL) ▲신경교섬유질산성 단백질(GFAP)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다유전성 위험 점수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동하 선임연구원은 “인지장애 여부 및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데 백질의 고도화 패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접근했다는 점이 새로운 점”이라며 “향후 치료 반응성 예측 등과 같은 백질을 활용한 노화 연구에 유용한 분석 기술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홍창형 교수는 “최근 혼자 사시거나 보호자와 왕래가 적은 어르신이 많다”면서 “인지장애 및 치매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 정밀검사가 필요한데,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기술을 상용화하면 임상 진료 현장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2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 치매(Alzheimer's & Dementia)’ 온라인판에 실렸다.
Primary Source
Hyun Woong Roh, Nishant Chauhan, et al. Assessing cognitive impairment and disability in older adult through the lens of whole brain white matter patterns. published: July 12, 2024. https://doi.org/10.1002/alz.14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