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를 개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지주사가 알츠하이머 차세대 치료제 개발 기업에 거액을 투자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인 노보 홀딩스(Novo Holdings)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 본사를 둔 바이오텍 어세뉴런(Asceneuron)에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주도했다고 발표했다.
어세뉴런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타우(Tau) 단백질 응집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노보 홀딩스 외에 기존 투자자인 M 벤처스, 소피노바 파트너스, GSK 에퀴티 인베스트먼트,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JJDC와 함께 EQT 라이프사이언스-LSP 디멘시아 펀드, 오르비메드, SR원이 신규로 참여했다. 투자사 측 인사들은 어세뉴런 이사회에도 합류한다.
투자금은 어세뉴런이 올해 말 첫 번째 연구를 시작하는 신약 후보물질 ‘ASN51’의 임상 2상에 쓰일 계획이다.
경구용 저분자 약물인 ASN51은 단백질 응집에 관여하는 효소 ‘OGA(O-GlcNAcase)’를 억제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 약물은 파킨슨병이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등의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어센뉴런에 따르면, 앞서 완료된 임상 1상에서 중추신경계 흡수율과 OGA 효소 점유율이 높게 나타났다.
노보 홀딩스 측은 “알츠하이머병은 경구용 질환 조절 치료제(DMT)의 부족으로 의료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은 영역”이라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를 비롯해 2형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 GLP-1) 계열 블록버스터 제품의 활약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하며 눈부신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GLP-1은 식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incretin)의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웨덴 카롤린스카(Karolinska) 연구소는 GLP-1 작용제가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GLP-1 작용제를 투여한 환자는 설포닐우레아(sulfonylurea) 투여군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30%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