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에게 치매를 묻다 ⑬ 뉴라이브 송재준 대표
소셜벤처에게 치매를 묻다 ⑬ 뉴라이브 송재준 대표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7.22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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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미주 신경 자극 분야 연구...이명, 불면증 이어 치매까지 영역 확대
신경퇴행성 뇌질환 치료 도전...“비침습적 웨어러블 전자약, 병용 가능할 것”

미주 신경(vagus nerve)은 12쌍의 뇌신경 가운데 가장 길고 폭넓게 퍼져있는 신경 세포 다발로, 부교감 신경계를 담당하는 네 가지 뇌신경 중 하나다. 또 얼굴부터 심장, 폐, 간, 장 등 내장 기관과 뇌 중추신경계의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자율신경계의 주요 요소로 장뇌축(Gut-brain axis)의 핵심 조절자다.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 속 미세아교세포의 과활성화를 일으킨다. 나중에는 장뇌축을 민감하게 만들고, 장 투과성과 분변 미생물군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미주 신경을 전기 자극하면 염증 반응을 줄이고 신경계를 안정화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불면증, 우울증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뉴라이브 대표인 송재준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15년간 미주 신경 자극(vagus nerve stimulation, VNS) 분야를 연구해 왔다. 아이디어는 이명(tinnitus) 연구로 출발했다. 이명은 성인 7명 중 1명꼴로 경험하는 증상이며, 이들 중 20%는 장애로 진행된다. 이명은 65세 이상 인구 4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노인 질환이다.

뉴라이브는 이명뿐만 아니라 불면증, 우울증, 치매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주 신경 연구는 아직도 상당 부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만큼 가능성이 큰 분야이지만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업계 관측도 있다. 미주 신경 자극 연구로 창업의 길을 선택한 송 대표의 생각과 포부를 들어봤다.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 이석호 기자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 이석호 기자

 

Q. 창업 동기가 궁금합니다. 1인 창업으로 시작하셨죠?

뉴라이브는 교원 창업으로 시작했습니다. 고려대 의료기술지주회사에서 초기 투자를 했어요. 고대에서는 해마다 몇 곳씩 선정해서 교원 창업 지원을 해줬습니다. 1인 창업을 한 이후 여러 가지 소규모 과제를 준비하던 중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됐고, 마그나인베스트먼트에서 시드 투자를 받았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착수했죠.

Q. 창업 초기 경영진은 어떻게 구성됐나요?

최혁 고려의대 의공학과 교수님이 창업 초기부터 함께 참여해서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릴리코리아 출신으로 영업 마케팅 총괄 임원인 최근철 부사장님도 계시고요. 개발 및 생산 분야는 문병종 연구소장님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이명 연구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으셨다고요.

저는 이비인후과 중에서도 귀 진료를 담당했는데 난청, 특히 이명 환자가 많았습니다. 이명이라는 게 실제로 경험하지 않으면 그냥 귀에서 가끔 소리가 나는 증상이라고 쉽게 넘기실 수 있는데, 이 질환을 앓는 분은 심하면 하루 종일 시달리고 굉장히 괴롭거든요. 안타깝게도 아직 이명 증상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물론 약을 쓰기는 하는데 효과가 낮아서 환자나 의사 모두 만족하지 못하고 있어요. 의사로서 환자에게 마땅히 해드릴 게 없다는 데 자괴감도 느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심정으로 혼자서 이명 치료에 대한 연구 개발을 계속 이어왔습니다.

전문의가 된 2006년부터 나름대로 외국 논문을 찾아보면서 공부도 해보고, 해외 학회에 참가해 외국 전문가들도 만나봤는데 혁신적인 이명 치료 연구가 별로 없었어요. 창업 전 경두개 자기자극(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TMS) 회사나 경두개 직류전기자극(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 회사에 여러 가지 협업 제안도 해봤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그들이 보기에는 시장이 작다고 느낄 수도 있고, 잘 모르는 질환이기도 했을 거예요.

그런 경험을 계속하다 보니 현실에서 페인 포인트(pain point)도 많고 분명히 이 분야에서 치료법이 나올 법한데 아무도 안 하려고 하니 고민이 깊었죠. 기업 경영자들과 여러 번 만나서 얘기도 나눠봤습니다. 결국 남들이 안 하면 내가 직접 도전하겠다는 각오로 창업을 결심했어요. 물론 누구도 해보지 않은 분야여서 어려울 거라고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죠. 하지만 의료 전문가로서 제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가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이전에도 창업 의지가 있으셨나요?

예. 제가 국가 R&D 과제를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그 결과가 좋은 논문 한두 편이 나오는 걸로 마무리되곤 하니까 연구 성과의 사업화에 대한 아쉬움이 컸어요. 연구자로서 한계를 느꼈다고 할까요.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고 구현할 수 있는 거를 만드는 데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갈망이 컸습니다.

Q. 창업 후 이명에서 우울증, 불면증, 치매까지 파이프라인이 확대됐어요.

이명 치료가 어려운 건 귀 자체에 약을 쓴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결국 문제의 원인이 뇌에 있기 때문이죠. 뇌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결국 귀가 아닌 뇌를 치료해야 하는 난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손이 잘린 사람이 손가락이 아픈 것처럼 통증을 느끼는 걸 환상통(Phantom pain)이라고 하는데, 없는 손가락에서 통증을 만드는 게 아니고 뇌에서 손가락에 해당하는 부위의 통증을 만들어 내고 느끼는 거거든요.

이명도 귀에서 생기지만 사실 귀 달팽이관에 해당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뇌 청각 피질에서 신호를 스스로 만들기 때문에 소리가 난다고 느껴지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뇌를 치료해야겠다는 방향으로 연구하다 보니 이명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우울증이나 불면증 나아가서는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뇌질환에 적용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돼 사업 영역을 확장했죠.

뉴라이브 홈페이지
뉴라이브 홈페이지

 

Q. 이명 외 영역은 대표님이 직접 진료를 보던 과가 아닌데 어떻게 접근하셨을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뇌질환의 증상이 우울증으로 나타나는 사람도 있고 불면증이나 치매, 이명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인위적인 진단 기준에 맞춰 구분한 것일 뿐이죠. 사실 뇌에서 일어나는 일은 구별이 안 돼 있을 수도 있거든요. 불면증이 있는 분들이 우울증도 많이 보이고, 이명 있는 분들은 불면증에 많이 걸립니다. 즉 어떤 질환군은 뇌에 공통적인 회로가 고장이 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거죠.

특히 전전두엽 부위가 고장 나면 어떤 사람은 우울증이 심하게 생기고 어떤 사람은 불면증에 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이명 때문에 더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지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나눠서 병명이 된 거라는 생각입니다. 진료과별로 나눠놨을 뿐 똑같이 뇌를 치료하는 거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나누는 게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 같아요.

물론 개발하고서 임상시험을 하거나 판매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구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개발 단계에서는 질병의 구분을 명확하게 해서 접근하지는 않습니다.

Q. 디지털 치료제(DTx)나 의료기기 분야로 뛰어드신 이유와 전망은요?

제가 주로 신약보다는 의료기기나 디지털 치료제 그런 쪽에 관심을 두고 제가 연구 개발을 해 왔고 특허도 그 분야에서 많이 확보했어요. 이비인후과 분야 자체가 다양한 기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더 익숙했던 영향도 있고요. DTx 분야에서는 최근 불면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질환에 대한 솔루션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독일은 디지털 헬스케어법에 따라 디지털건강앱(DiGA, 디가)이 의료 수가를 받을 수 있어요. 최근 디가 관련 보고서가 나왔는데 처방 건수 1~3위가 우울증이나 불면증이 아니에요. 우울증, 불면증은 약이 잘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놀랍게도 1위는 비만이었고요. 그다음이 통증, 3위가 이명입니다.

단순히 우리나라 불면증 환자가 60만 명이고 우울증 환자는 70만 명이니까 시장이 크다고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 DTx를 처방할 만한 환자 수가 어느 정도인지, 기존 약이 잘 안 듣는다든지 그런 유효 수요를 봐야 하거든요. 이명 환자가 1년에 30만 명가량 진료를 받는다고 해요. 환자 수로 비교하면 불면증보다는 적을지 모르지만 유효 수요는 더 클 것 같습니다. 저는 이명에 대해서는 시장성이 확실하고 유망하다고 봅니다. 환자들이 기존 약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의사들도 새로운 치료법을 원하거든요.

Q. 뉴라이브의 솔루션을 소개해 주세요.

먼저 개인용 웨어러블 웰니스 기기인 ‘힐라온(Healaon)’이 있습니다. 귀에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면 귀로 전기 자극과 소리 신호가 들어갑니다. 그러면 미주 신경을 타고 뇌로 신호가 가서 전전두엽을 비롯해 여러 가지 감정, 정서, 인지 등을 조절하는 뇌 부위를 자극해요. 집에서 스스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보통 한 번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사용하는 걸 권장합니다. 임상시험에서 환자한테 적용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유럽 CE(Conformite Europeene Marking) 인증을 받았고, 미국에서도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해외 판매도 가능합니다.

소리 클리어(SoriCLEAR)는 이명 디지털 치료제입니다. 이명 환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입니다. 특히 노인분들도 많이 사용하시니까 그림을 넣어서 쉽게 쓸 수 있게 했어요. 집에서 사용하지만 의료기관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아직 인증 전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는 이용할 수가 없어요. 동영상 교육, 소리 치료, 생각기록지 이 세 가지를 매일 1회 총 30일간 합니다. 주 5일 이용한다면 6주 프로그램으로 할 수 있습니다. 10회마다 그림이나 설문으로 이명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본인이 직접 평가할 수 있고 30회가 끝나면 최종 평가를 하죠. 3분에서 5분 정도 되는 교육 세션이 30개가 있고 또 소리 치료하는 세션이 또 30개가 있어요.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환자들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소리 클리어는 지난달 확증 임상도 마쳤습니다.

미주 신경 자극 의료기기인 ‘소리클(Soricle)’은 국내에서 임상 GMP를 받아서 이명과 불면증에 대해 허가용 임상시험을 하고 있어요. 이명에 대해서는 탐색 임상을 마쳤고 현재 확증 임상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상의하는 중이고요. 불면증은 탐색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Q. 기기는 직접 생산하시나요?

100% 자체 생산하고 있습니다. 문병종 소장님이 의료기기 회사에서 20년 가까이 실무를 경험하셔서 자체 생산뿐 아니라 국내 인증이나 해외 인증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Q. 기기를 통해 확보한 DB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현재는 독립된 시스템 내에서만 구동하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전용기기가 아닌 스마트폰에서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더 무선화하고 소형화해서 기기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고요. 향후 생체 신호를 확보해서 바이오 정보 피드백 시스템으로 고도화할 계획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무선 이어폰을 착용하고 스마트폰으로 DTx를 구현하면서 생체 신호를 측정해 즉시 서버로 보내는 게 가능하거든요. 자연스럽게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가 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가 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Q. 후발 업체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후발 업체가 우리와 유사한 기술로 뛰어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하드웨어는 IP 관리 등으로 나름대로 치밀하게 방어를 해놨거든요. 유사한 기술로 단시간에 따라오기는 쉽지는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Q. 뉴라이브와 같은 사업 영역에서 경쟁하는 기술이 있다면요?

TMS나 tDCS가 뇌질환 치료용으로 유사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 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여러 유사 기술을 비교했어요. 결과적으로 TMS는 소규모로 만들 수 없습니다. 장비가 크니까 가격도 올라가고 집에서 쓸 수 없어서 매번 병원에 와야 하거든요. tDCS는 두피에 전기 자극을 주는 건데 이것도 병원용으로는 쓸 수 있으나 개인화하기가 어렵습니다.

Q. 이 분야에서 신기술이 나올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인체 다른 부위를 전기로 자극하는 기술을 이용해 뇌질환 치료를 하려는 시도는 활발하게 하고 있어요. 귀 부위 미주 신경이 아니라 목 이상의 부분들은 모두 뇌신경이 담당하고 있거든요. 그 뇌신경을 조합하고 새로운 자극을 줘서 뇌를 활성화하는 연구는 실험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Q. 현재 유망하게 보고 있는 해외 시장은 어디일까요?

시장 크기로는 미국이겠지요.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스폴딩 재활병원과 공동으로 보스턴에 연구소도 세웠습니다. 뉴로모듈레이션 분야에서 저명하신 펠리페 프레그니(Felipe Fregni) 교수님을 비롯해 현지 연구원들이 우리와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과도 미팅을 마쳐서 가이드를 받은 상태이고요.

미국 다음으로 유럽 시장을 유망하게 보는데 적절한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럽에서는 불면증으로 CE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인데요. 다만 유럽은 인증 절차를 통과해도 나라마다 보험 수가가 다 달라서 단일 시장인 미국보다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베트남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불면증으로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어요. 현지 사업 파트너와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시장마다 목표로 하는 질환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나라별로 의료 시장마다 진료 행태가 달라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이명 환자들이 이비인후과에 많이 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이명으로 병원에 잘 가지 않거든요. 특히 미국은 의료비가 비싸고 접근성이 낮습니다.

Q. 올해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솔루션은요?

현재는 웰니스 제품인 힐라온에 집중하고 있어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열어서 직접 판매하고 있고요. B2C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치매안심센터나 보건소를 중심으로 B2G 영업도 추진 중이에요. 소리 클리어는 임상시험을 다 마쳐서 올해 안에 품목 허가를 받으면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올 겁니다. 우선은 국내 시장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 이석호 기자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 이석호 기자

 

Q. 창업 후 대표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가장 적응하기 힘든 건 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 방식이었어요. 의학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받는 교육이죠. 확실하게 검증된 것을 하고 불확실성을 배제하는 교육을 받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것만 해야 하고 항상 좋은 결과를 내야 하는 건데 사업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불확실성을 다루는 거잖아요. 더군다나 스타트업은 기존에 없던 시장에서 기존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성공이 불확실한 새 제품을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불확실한 시장에서 팔아야 하죠. 또 열심히 한다고 항상 좋은 결과가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안감도 크고요. 그걸 마주하는 게 지금도 쉽지는 않아요.

Q. 치매 치료에도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우셨어요. 치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이슈가 부상하면서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치매에 대한 공포심과 불안감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죠. 이러한 심리를 악용해 공포 마케팅과 같은 상술을 부리는 업체도 많고요. 환자나 가족 등 많은 사람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예방법이나 치료법에 불필요한 시간과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 있어요.

저는 치매가 인지 기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질환이지만 결국 감정이나 정서, 생리적인 사이클과 같은 요소에도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총체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레켐비나 키선라 같은 항아밀로이드 치료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더라도 나빠진 인지 기능이 회복되는 건 아니잖아요. 아직 모르는 거죠.

앞으로 종합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위해 비침습적인 웨어러블 기기도 치료 과정에서 병용될 것으로 봐요. 이 점에 착안해 개인용 기기를 만든 거고요. 신경 조절 전기 자극이 뇌 자극을 통해 치매 증상을 개선하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치매 임상에 도전해서 꼭 성과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Q.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소리 클리어 DTx 의료기기 인증과 혁신의료기술 인증을 받아서 실제 환자에게 빨리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소리클도 진행 중인 임상시험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Q. 뉴라이브의 비전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시나요?

글쎄요. 30%쯤 왔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뇌질환을 치료하는 전자약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업계 선두가 되는 게 뉴라이브의 최종 목적지라고 한다면, 지금은 첫발을 내딛고 점점 속도를 내는 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국내 인증을 앞두고 기본적인 R&D 프로세스 과정을 거쳐서 스케일업을 하는 단계죠. 또 실제 의료 시장에 들어가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성공 모델들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서 이를 바탕으로 더 큰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가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Q. <디멘시아뉴스> 독자에게 한 말씀.

저는 DTx나 전자약이 특히 만성 신경퇴행성 뇌질환 극복에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개인용 기기로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치료하고, 약을 써도 부작용이 없는 대안이 비침습적인 웨어러블 전자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매라는 게 여러 도메인에서 증상이 있는 만큼 어느 한 가지만 짚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미주 신경 자극이 뇌 기능의 활성화에 유망한 기술일 거로 판단해요. 제가 창업해서 개발한 제품도 실제 의료 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거고, 웰니스 기기는 임상 도입이 가능하기에 실제 환자분들이나 치매안심센터와 같은 기관에 계신 분들한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게 목표예요.

또 DTx 업계에서 규제나 사업 모델 특히 보험 수가 때문에 어려움에 부딪히거나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이런 문제를 잘 극복하고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으로서 의미 있는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자그마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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