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정복 나선 K-바이오텍] ② 휴런 신동훈 대표
[치매 정복 나선 K-바이오텍] ② 휴런 신동훈 대표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7.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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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중심 의공학 교수 등 뭉쳐 창업...3대 뇌신경계 질환 다뤄
뇌졸중 솔루션, 건강보험 비급여권 진입...“의료 산업 주권 지키고파”

127개, 14년, 3,600억 달러

미국 알츠하이머협회(AA)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은 총 127개다. 또 개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거쳐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최종 승인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14년에 달한다. 미국에서 올해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질병에 따른 치매 환자 관리에 드는 비용은 무려 3,600억 달러(한화 약 496조 2,600억 원) 규모다. 가족 돌봄 등의 비공식 간병 비용은 제외한 금액이다.

우리나라로 눈을 돌려보자. 올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 명을 넘길 것이 확실하며, 치매 환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독거노인도 200만 명에 육박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사적 간병비는 총 10조 원으로 추산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를 훌쩍 넘어 15조 원 이상까지도 내다본다. 문제는 고령화 속도다. 2030년에는 국민 4명 중 1명꼴로 65세 이상 노인이고, 치매 유병률이 40%에 가까운 85세 이상도 15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고령화와 치매는 보폭을 넓히며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든 극복하지 못하면 한 국가의 사회·경제적 자원을 모조리 집어삼킬 것이다. 그 최전선에, 이 무시무시한 숫자의 숲을 헤치며 글로벌 치매 정복에 나선 K-바이오텍 수장들이 있다. <디멘시아뉴스>가 그들을 찾아 희망을 만나본다. [편집자주]

2022년 11월, 미국 인공지능(AI) 개발사인 오픈AI(Open AI)의 ‘챗지피티(ChatGPT)’가 촉발한 AI 열풍은 전 세계 산업 지형을 뒤흔들며 엄청난 식성으로 막대한 자본을 집어삼키고 있다. 생성형 AI 개발에 쓰이는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는 지난달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라 새 시대의 개화를 알렸다.

전통 산업 곳곳에서 로봇과 더불어 AI 기술이 머지않아 인간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쏠리는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가 의료 섹터다. 의사 등 의료진이 기존 도제식 교육을 통해 습득하고 임상 현장에서 수십 년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AI 솔루션은 딥러닝 기술로 순식간에 학습하고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엄청난 양의 의료 데이터가 필요할 테지만 말이다.

의료 AI 기술은 신약 개발이나 진단 영역에서 정확도를 높이고 적용 범위를 넓혀 발전을 이끌 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진료 효율을 개선하거나 원격 의료 등 새로운 서비스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령화로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앓는 인구가 폭증하는 추세에서 신경과 전문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미국 알츠하이머병협회(AA)가 발간한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20개 주는 이미 ‘치매 신경학 사막(Dementia Neurology Deserts)’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국내외 뇌질환 분야 의료 이미징 AI 기업들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들의 경쟁 역시 치열하다. AI 뇌신경 영상 진단 솔루션 전문기업인 휴런(Heuron)은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 출신인 신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의공학 교수진 등이 뭉쳐 2017년 공동 창업한 회사다. 알츠하이머치매와 파킨슨병, 뇌졸중, 뇌 전이암까지, 의학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다루기 까다로운 3대 노인성 뇌신경 질환을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한 8년 차 국내 스타트업 휴런의 숨 가쁜 여정과 비전을 들어봤다.

 

신동훈 휴런 대표 / 휴런
신동훈 휴런 대표 / 휴런

 

Q.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로 재직 중 창업하셨어요. 의사가 AI 분야까지 시야를 넓힌 계기가 있었나요?

창업하기 전인 2017년 초에 ‘중추신경계(CNS) 질환을 위한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높이는 바이오마커 개발’을 주제로 한 보건복지부 연구 과제를 따냈어요. 당시에는 신경계 질환을 추적할 수 있는 지표가 임상 지표 외에는 마땅히 없었죠.

임상 현장에 있으니 실제로 신경계 질환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뇌 신경계 질환에서 아주 미세하더라도 임상적 의미가 있는 변화를 찾을 수 있다면 효과적일 거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물론 지금과 비교는 안 되지만 그때도 AI 이슈가 뜨겁게 달아올랐어요. AI를 이미징 분석에 활용하면 분명히 성과가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죠. 단순히 과제 차원에서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기술을 고도화하여 환자 진료에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알고리즘도 어느 정도 개발됐던 상황에서 법인을 세웠어요.

Q. 신경과 전문의로서 임상 현장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으신 거군요. 임상의가 창업한 회사인 만큼 차별화된 강점도 있겠네요?

일단 모든 기술 개발 단계에서 임상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어요. 우리 제품의 가치가 단지 회사의 이익과 결부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환자에게 얼마나 큰 효능을 주는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결국엔 환자가 느끼는 제품의 가치가 회사의 강점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임상을 계속 경험하면서 현장에서 꼭 필요하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니즈를 발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회사 내 공학도 출신 구성원들을 비롯해 다양한 연구자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Q. 회사를 둘러보니 스타트업답게 젊고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의료 회사이기도 하지만 AI 회사여서 업계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구성원이 역동적인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물리적 나이를 떠나 회사 문화를 젊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에 열려 있고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실수나 오류에 대해 빨리 인정하고 바로 궤도를 수정하는 유연성과 열린 생각이 회사 조직에 깊이 뿌리내렸으면 좋겠어요.

Q. 임상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회사여서 창업 초기 제품의 시장성이나 산업의 성장성보다 기술력에 치중한 모습입니다. 처음 개발한 파킨슨 진단 솔루션 개발 배경을 들려주세요.

세계 최초로 파킨슨병 진단 솔루션인 ‘mPDia’를 개발했습니다. 파킨슨병은 진단이 어렵고 또 늦어지는 병이기도 한데요. 파킨슨병 진단을 위해서는 잘 훈련된 신경과 의사가 환자의 병증을 의심하고 신경학적 검사를 한 뒤 맞는 걸로 판단이 되면 MRI로 2차 원인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다음 PET 검사까지 해서 진단한 이후 치료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많은 환자가 이 같은 프로세스에 진입하기조차 힘들죠.

또 2차 병원이나 준종합병원만 해도 PET 장비 등 의료시설을 갖춘 곳이 많지 않아 파킨슨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만큼 진단에 대한 접근성의 격차가 큰 병이죠. 여기서 착안했어요. 파킨슨병에서 뇌 신경계가 망가진 구조(Nigrosome1)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PET을 활용해서 기능 저하를 유추하고 진단하는 거거든요. 나이그로좀1 구조를 보는 MRI 영상을 잘 활용하면 PET과 동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습니다. MRI 영상을 통해 나이그로좀1 구조의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는 것은 경험이 많고 숙련된 의사만 가능한 영역입니다.

저는 이러한 점을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PET보다 안전하면서 저렴한 범용적 방식을 개발해서요. 복잡한 포스트 프로세싱 과정을 자동화하고 판단·판독까지도 자동화해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누구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면 단지 환자를 진단하는 것뿐 아니라 치료와 신약 개발까지도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내놓은 제품이 mPDia(휴런 IPD)입니다.

이후 중뇌 흑질을 구성하는 핵심 물질인 뉴로멜라닌(Neuromelanin)의 크기를 측정하는 영상 기기가 추가됐습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만드는 중뇌 흑질 부위의 신경세포가 죽어가면서 생기는데요. 뉴로멜라닌을 선명하게 찍는 게 어려운 기술입니다. 우리는 관련 특허도 개발해 보유하고 있고요. 현재 이 기법을 통해 국내 대학병원 3곳에서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수집했고, 영상 분석까지 해주는 솔루션도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임상적 근거를 만드는 단계입니다.

Q. 치매 진단 솔루션도 소개해 주세요.

휴런 AD는 뇌의 각 영역을 세부적으로 나눠 크기를 측정하고 비정상적인 위축이 있는지 정상 범위에 있는지를 판단해 줍니다. 휴런 브레인 PET은 아밀로이드 베타(Aβ), 타우(Tau) 등 단백질 바이오마커의 부피와 두께를 측정해 분석하죠. 이 기술은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나 대학 등 유럽에서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휴런 IPD까지 포함해 3개 기술은 ‘휴런 에이징케어 스위트(Heuron AgingCare Suite)’라는 솔루션으로 국내외 유수의 의료기관에 설치됐습니다.

Q. 현재는 뇌졸중 분야에서 가장 빨리 성과가 나오는 것 같더군요.

뇌졸중 진단 솔루션은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Heuron StroCare Suite)’인데요. 지난해 인허가를 받았어요. 올해 초에는 보건복지부 지정 혁신의료기술로도 선정됐습니다. 지난달부터는 비급여 처방도 시작돼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Q. 뇌 전이암까지 포함하면 뇌질환 분야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모습입니다.

휴런이 사업 초기에 R&D 기반으로 성장을 추구하다 보니 연구 분야가 넓게 형성된 편입니다. 물론 영역을 세분화하면 시장마다 특성이 다르고요. 뇌졸중은 촌각을 다투면서 치료해야 하기에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CT를 주로 활용하고 퇴행성 뇌질환은 정확한 해상도와 구조적인 분석이 필요해 MRI와 PET을 사용하죠. 각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해야죠. 지금은 품질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병렬화된 파이프라인 중 사업화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속도전으로 돌입했습니다.

뇌졸중이 가장 먼저 국내 건강보험 비급여권 시장 진입을 시작했고요. 먼저 수가가 배정된 뇌졸중을 기반으로 휴런 AI 솔루션이 실제 임상 현장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도록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Q. 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글로벌 의료 AI 업계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한 상황에서 휴런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생명을 다루는 분야인 만큼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지요. 업체마다 보유한 각각의 기술력 차이에서 변별력이 생긴다고 봅니다. 물론 무조건 기술 개발만 잘한다고 해서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되는 건 아니지만요.

또 의료 AI 분야에서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가 양질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휴런은 국내 다수의 대학병원들과 연구 계약을 맺고 DB를 수집하고 있어요. 꽤 많은 예산도 투입되죠. 단순히 양적으로 많이 축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역량은 숙련된 전문의의 라벨링입니다. 우리 DB는 모두 제 손을 직접 거쳤고 교차 검증까지 마쳐서 질이 좋다고 평가됩니다.

시장 진출의 속도도 빨라야 합니다. 솔루션의 완성도가 높다는 전제에서요. 하지만 솔루션을 출시한 뒤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되면서 다양한 피드백이 오기 때문에 오히려 ‘날 것’의 요구 사항들을 속도감 있게 반영하면서 품질을 높여가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국내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인허가 허들을 잘 넘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IP(지적재산권)를 잘 관리하는 역량도 수반돼야 하고요. 우리가 보유한 해외 특허만 해도 30건이 넘어요.

Q. 국가마다 규제 장벽이 있어서 인허가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습니다. 휴런의 해외 진출 전략은 어떻습니까?

AI 기술은 향후 의료 현장에서 반드시 활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누구라도 이견이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나 의료 분야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철저한 통제를 받는 규제 산업이에요.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경제 논리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각 나라의 보건 정책 기조와 제도, 규제기관의 특성 등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치밀하게 대응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해외시장 진출 전략도 이에 맞춰 잘 짜야 합니다. 시장 규모 면에서 월등히 큰 미국이나 유럽 시장 진출도 필요하죠. 미국은 한국 시장보다 보험 수가도 최대 100배까지 차이가 날 만큼 시장성이 좋고요. 올해 3월 싱가포르에는 법인을 세웠습니다. 시장이나 인구는 작지만 구매력이 높고 아시아 허브로서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 진출에 도움이 되죠.

특히 파킨슨병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싱가포르 종합병원(SGH)의 신경영상의학과 교수님께서 휴런이 개발한 MRI 기반의 파킨슨 분석 솔루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셨어요. 싱가포르 기반의 대규모 임상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주셔서 현재 진행 중입니다. 싱가포르에서는 뇌 PET 검사료가 2,500달러부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 환자에게는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죠. 모든 환자가 PET을 찍을 필요는 없거든요. MRI로 먼저 걸러내면 최종 확진이 필요한 환자만 제한적으로 찍을 수 있죠. PET은 방사선 노출도 감수해야 하고요. 의료 접근성을 확대하고, 환자 부담 경감 차원에서 훌륭한 기술이라는 호평을 주셨습니다.

Q. 경쟁사가 있다면?

뇌졸중 AI 업체인 비즈닷에이아이(Viz.ai)가 우리와 유사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어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인데 조영 CT를 기반으로 뇌졸중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가지고 있어요. 이 회사는 미국의 ‘신기술 추가 지불 보상 제도(New Technology Add on Payment, NTAP)’에 편입되면서 단기간에 크게 성장했죠. 미국은 의료 AI 보험 수가에 보수적이지만, 해당 사례와 같이 응급의학 분야에서만큼은 열려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는 아직 주도적인 기업이 나오지 않았어요.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것보다 좋은 기술력을 지닌 회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함께 시장의 파이를 키우면서 건강한 경쟁을 이어갈 수 있고요.

Q. 창업 후 겪었던 난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의료 AI 분야에서는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보유했다 하더라도 인허가 장벽이 있어서 검증에 시간이 걸려요. 기다리는 과정이 길면 내외부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단기간에 매출과 같이 즉각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 과정이 어렵더라고요.

Q. 의료 AI 산업에서 한국 시장은 어떤가요.

앞으로 의료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AI는 필수 요소가 될 겁니다. 국내 의료 AI 기업들은 그 수로 보나, 기술력으로 보나,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산업 발전 초기인 지금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한 것 같아요.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제도, 자본, 인력 등 주요 생산요소들이 잘 맞물려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마련해 줘야죠. 제품 보상에 대한 충분한 논의도 있어야 하고요.

이제 막 태동하는 산업에서 정부 정책이 적절하게 마련되지 않을 경우 자칫하면 산업 전체가 악순환의 수렁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큰 시장에서 성장한 해외 기업이 먼저 선점한다면 의료 주권이 순식간에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의료 주권이 순식간에 외국 기업으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의료진과 환자, 국내 기업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해줬으면 합니다.

Q. 올해 사업적 목표가 있다면요?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가 뇌졸중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사업 성과를 내기 시작했으니까요. 올해부터 속도를 더 내 의료진과 환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Q. 휴런의 꿈은?

창업 당시부터 뇌신경계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어요. 휴런의 파이프라인들이 임상적 근거를 잘 만들어 가서 진단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한국 AI 의료기기 산업의 주권을 지키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은 포부가 있습니다.

Q. <디멘시아뉴스> 독자에게 한 말씀.

치매는 환자도 힘들지만, 그 가족들이 고통스러운 안타까운 질환입니다. 힘든 간병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경제적인 부담도 크고요. 당장은 조기 진단과 질병을 늦추는 처방 외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병리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나온 치료제도 질환의 진행을 약간 늦추는 수준이고요. 식단이나 생활 습관도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발병과 진행 과정이 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치료와 예방이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료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정확한 병인이 규명되면 현재 시도하는 접근법 말고도 다른 전략에서 혁신적인 신약이 나올 거라고 봐요.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당장은 어렵지만 앞으로 휴런의 기술이 뇌신경계 질환의 조기 진단이나 신약 개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서 환자들이 원하는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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