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치매 어른과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시스템을 공부하고 공유합니다”
[인터뷰] “치매 어른과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시스템을 공부하고 공유합니다”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4.06.0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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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안심센터에서 일하는 16년차 사회복지사의 꿈
치매를 겪어도 불편하지 않는 세상, 치매여도 괜찮은 세상

각 지역 치매안심센터에는 치매에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회복지사가 있다. 강동구치매안심센터 홍종석 사회복지사는 16년 차 사회복지사로 국가치매교육 자문위원, 한국후견사회복지사회 이사, 사람중심케어(PCC) 실천네트워크 임원, 서울가정법원 심층후견감독위원, 치매 사례관리(케어메니지먼트) 강사, 치매 서비스 및 정책 제도 강사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홍종석 사회복지사의 목표는 “치매를 겪는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공존하는 시스템을 공부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치매 어른을 연구하고 오랜 시간 현장 실무를 하면서 지역의 돌봄 시스템의 발전에 주력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홍종석 사회복지사, 디멘시아도서관에서 / 이석호 기자
홍종석 사회복지사, 디멘시아도서관에서 / 이석호 기자

Q. 독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그리고 디멘시아도서관을 둘러보신 소감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홍종석입니다. 지역사회 현장에서 치매 관리 사업을 수행하는 사회복지사로서 지역주민, 치매 가족, 전문 종사자에게 치매와 관련된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치매를 겪는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워커홍의 복지현장’이라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치매와 관련된 여러 정보를 공부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명으로 사용한 ‘워커홍’의 뜻은 사회복지사를 영어로 ‘Social Worker’라 하는데 이에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홍’이라는 뜻과 제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열정을 다하고자 ‘워커홀릭 홍’의 중의적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디멘시아도서관은 워낙 유명하기에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입니다. 치매라는 질병은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며 절대 걸리면 안 되고 걸리면 평범한 일상이 파괴되고 점차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해 스스로 아무 판단도 못 하고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가장 우선은 치매에 대해 올바르게 아는 것이고, 다른 노인성 질환과 같이 만성질환으로 지역에서 관리받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합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디멘시아도서관은 가까이서 언제나 치매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지역 곳곳에 존재하길 희망합니다. 디멘시아도서관 같은 치매 특화 도서관은 치매가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 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Q. 사회복지사의 길을 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회복지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한 해가 2002년이고 사회복지사로 현업을 시작한 것이 2009년이어서 오래전이지만, 처음 사회복지 전공을 선택한 계기는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추상적인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한 어떤 직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노력에 따른 성과가 있게 마련인데, 특히 사회복지사는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함으로써 누군가가 행복한 일상을 찾는 데 도움을 드리는 직업이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Q. 사회복지의 여러 분야 중에 특히 치매 어른의 삶에 집중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저는 2010년부터 치매안심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했습니다. 사회복지의 여러 분야 중에 치매 어르신의 삶에 집중한 것은 치매라는 질병이 다른 질병과 다르게 고령자와 그 가족의 삶에 끼치는 영향이 몹시 큰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족관계가 해체되고 사회관계망이 부족한 치매 어르신은 자산 유무와 별개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치매라는 질병은 증상에 대한 개입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다학제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초고령사회에서 누구나 나이 들 수밖에 없으며 이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사실이기에 치매를 만난 분들에 대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치매안심센터, 치매 서비스 강사, 사례관리 강사 등의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는 것과 힘든 것이 있다면?

가장 보람이 있는 일은 현장에서 직접 지역주민을 만나 뵙고 소통하는 것이며, 특히 치매가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지역사회의 관계기관과 함께 치매와 공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는 과정, 그리고 그 결과를 보았을 때 행복하고 보람이 있습니다.

힘든 일은 점차 초고령사회가 됨에 따라 폭발적으로 고령자가 증가하고 치매가 있는 분들은 많아지는데, 이를 지원하는 공적 자원은 그 속도를 쫓아가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에 민관협력체계 구축을 비롯해 지역사회 관계자, 봉사자들과 함께 그 공백을 메워 보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Q. 젊어서는 생존을 위해 나이 들어서는 자녀들을 위해 인생을 쏟아부으신 우리 노인 세대의 삶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지역사회의 여러 어르신을 만나 뵈면 당신들의 노후에 대한 준비보다는 앞만 보고 살아오면서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신 분이 대부분입니다. 당시 시대가 그랬기 때문에 자신을 돌본다는 건 사치라고 여기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지금의 제가 편안하게 일상을 누릴 수 있다고 봅니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치매 관련 강사로 활동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세요.

치매 관련 강사로 활동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현장과 이상의 괴리를 접하곤 합니다. 치매가 있는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공존하는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상황을 종종 보게 됩니다.

사례_ 80대 김 씨는 얼마 전 배우자와 사별하고 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 씨는 고령에 치매가 있지만 혼자서 견디며 극복하려고 애쓰며 생활해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 쓰러진 이후 이전보다 기력도 없어지고 기억력도 나빠졌습니다. 김 씨는 배우자와 함께 생활한 본인의 집에서 계속 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위 사례의 김 씨 노인과 같은 분과 원만히 공존하는 지역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치매가 있고 혼자 사니 요양시설에서 돌봄을 받도록 시설 입소를 권장해야 할까요? 아니면 지역사회 관계기관과 이웃 등의 도움을 받아 이전과 같이 살던 곳에서 일상생활을 누리도록 지원하고 점차 돌봄의 필요성이 높을 때 요양원 입소를 도와드려야 할까요?

우리 사회는 아직 치매에 관한 잘못된 인식이 많습니다. 치매로 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돌봄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초기 치매마저도 중증의 돌봄 대상자로 여깁니다. 당사자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도 어렵다고 섣불리 판단합니다.

치매 관련 서비스 현장에서 많은 치매 어르신과 가족을 만나 뵈면서 느낀 것은, 치매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바꿔나가고자 하는 여러 관계자가 있기에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은 인식 개선에 집중하며 치매를 이해하고 함께 공생하려는 인식을 확장해 지역 공존의 단계를 밟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치매 정책과 제도, 케어 매니저가 부족한 현실 등을 마주하며 가장 우선적으로 제안하고 싶으신 바는?

앞으로 고령자와 치매 경험자는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특별한 돌봄이나 도움이 없어도 되는 고령자와 경증의 치매 어른이 있고, 한편으로는 스스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고 돌봄과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와 중증 이상의 치매 어른이 있을 것입니다.

이에 가장 우선으로 고령자와 치매 어른이 평범한 일상생활을 언제든 누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거점별 돌봄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고령자가 돌봄이 필요하거나 치매가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거점별 지원기관이 늘어나고 전문인력이 더욱 많이 양성되는 한편, 이웃 간 관심을 가지고 관계를 맺으며 서로서로 돌보는 상호돌봄 공동체 문화가 자리 잡도록 정책과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종석 사회복지사, 디멘시아도서관에서 / 이석호 기자
홍종석 사회복지사, 디멘시아도서관에서 / 이석호 기자

Q. 앞으로의 꿈은?

지금처럼 현장에서 함께 일하고 공부하고 나누며,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와 치매가 있는 어르신이 안전하고 행복한 일상을 누리도록 힘을 쏟고자 합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 치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을 모아 치매 Q&A 사례집을 정리해 디멘시아북스에서 출간 예정입니다. 

 

Q. 디멘시아뉴스에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늘 치매와 관한 최신 소식을 비롯해 양질의 정보 공급에 감사드립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좋은 소식과 정보를 지속해서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누구나 노인이 되고 의존을 통해 살아가야 하는 시기를 맞는다. 의존적 시기를 맞이하는 노인 돌봄을 위해 지역 내에서 실제적인 도움을 드리는 커뮤니티케어를 강조하지만, 여전히 외로움과 단절감을 겪는 노인이 많다. 지역사회에서 치매 노인을 접하는 것이 익숙한 시대에 이미 와 있어도, 고립 혹은 시설 돌봄 외에 선택지가 없어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노년층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사회복지사와 봉사자들의 손길이 절실히 요구된다.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웰빙과 웰다잉을 위해 애쓰고 연구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에 정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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