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돌봄 인력도 고령화...로봇 간병 시대 여나
[현장] 돌봄 인력도 고령화...로봇 간병 시대 여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6.0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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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장기요양기관 인력 178만 명 필요...'돌봄 로봇' 중요성 부각
돌봄 인력 절반 이상 '근골격계질환'......"2030년 국내 에이지테크 시장 6조"
염민섭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국장이 '고령친화산업-에이지테크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염민섭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국장이 '고령친화산업-에이지테크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고령 친화 산업 생태계가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와 학계 등 전문가들이 모여 에이지테크(Age Tech)의 전망과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희대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는 5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고령친화산업-에이지테크 세미나’를 열었다.

올해로 9년 차를 맞은 이번 행사에서는 ‘고령친화산업-에이지테크 시장 활성화 전략: 우리나라 실증데이터가 답이다‘라는 이름으로 변화하는 시니어 산업 생태계를 조망하고 정부, 학계, 기업 등 주체들의 연계와 협력을 강조했다.

홍충선 경희대 부총장은 축사에서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속적인 고령 친화 산업의 발전은 신사업 수익 및 일자리 창출과 돌봄 인력 부족 문제 대응 측면에서 경제·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충선 경희대 부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홍충선 경희대 부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기조 강연은 염민섭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국장이 맡아 ‘시니어 주거 등 최신 이슈와 정책 산업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걸린 기간이 약 7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오스트리아(53년) ▲영국(50년) ▲프랑스(39년) ▲독일(36년) ▲스페인(30년) 등 유럽 국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미국(15년)이나 캐나다(14년)와도 큰 차이가 난다.

최근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가 급증하면서 만성질환과 노쇠로 요양이나 돌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요양보험 전체 인정자 수는 2022년 1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2030년 160만 명 ▲2035년 200만 명 ▲2040년 251만 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장기요양기관 인력도 2040년에는 현재 수준의 두 배 이상인 178만 명가량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종사자 대부분이 50대에서 60대 여성으로 고령화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숫자가 줄고 있는 현실이다.

염 국장은 “지금 돌봐야 할 수급자는 많은데 종사하는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에서 거주할 수 있는 여건이나 비자 문제에 대해 지금 법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력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제부터는 돌봄 로봇 같은 것이 고령 친화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병비 문제도 짚었다. 그는 “현재 사적 간병비가 10조 원 정도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15조 원이나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며 재정 문제로 새 제도를 만들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화로 치솟는 치매 유병률이 장기요양보험 재정에 미치는 부담에 대해 크게 우려하며 조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민섭 복지부 노인정책국장 / 이석호 기자
염민섭 복지부 노인정책국장 / 이석호 기자

 

두 번째로 연단에 선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BK21에이지테크 연구단장)는 ‘돌봄 로봇 실증연구 및 적용 가능성’에 대해 실증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설명했다.

경희대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는 에이지테크(고령친화기술)의 개념에 대해 ‘기존의 단순한 돌봄 위주 기술을 넘어 고령자를 위한 모든 기술・혁신 제품 및 서비스’로 정의했다.

에이지테크 3대 핵심 분야로는 ▲고령자 자립생활기술(AIP Tech) ▲고령자 돌봄 기술(Care Tech) ▲사람 중심의 고령자 기술 수용 서비스(Senior Technology Adoption Service)를 꼽았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고령친화산업 시장은 2020년 45조 달러에서 2050년 118조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에이지테크 시장 규모도 내년에 3조 1,500억 달러로, 2019년부터 연평균성장률(CAGR)이 23%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 조사 결과 올해 국내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는 85조 원이며, 고령자 가구 소비 규모는 연간 1,505만 6,000원에 달한다. 2030년에는 128조 원에서 최대 2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에이지테크 시장은 올해 4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6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국내 소비자에 대해 “현재 쓰는 돈보다 2배 이상을 지출할 의향이 있는지 조사를 해보니 현재 구매력 이상으로 잠재력이 있다”며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우리나라 에이지테크 지출 규모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고령 소비자의 기술 이용 의향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가 가장 높았고, ▲돌봄 로봇 ▲온라인금융거래 ▲복지용구 순이었다.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 이석호 기자

 

이중 돌봄 로봇은 향후 장기요양 돌봄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9~2020년 국내 요양보호사의 평균 연령은 58.7세로 50대 이상이 88.2%를 차지한다. 전체 돌봄 인력 중 근골격계질환을 앓는 비율은 61.2%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2022년에는 2019년에 비해 60대 돌봄 인력이 40%에서 48%로 늘었고, 70세 이상도 8%에서 15%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보조로봇 등 돌봄 로봇 9종으로 실증 연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돌봄 종사자의 신체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내가 이 일을 하고 싶어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연결된다”며 “우리는 돌봄 로봇을 우리나라 사용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실증 연구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근육 사용량도 객관적인 측면에서 줄었고 주관적으로도 신체적 부담이 덜하다는 효과로 나와서 대단히 의미 있는 연구였다”고 평가했다.

돌봄 로봇에 대한 자기 효능감 연구에서도 100점 만점에서 돌봄 종사자가 68점, 돌봄 소비자는 63.8점으로 모두 비교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후 박유경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교수는 ‘푸드테크(Food Tech)와 시니어 영양’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박 교수는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홍보가 너무 안 됐다”면서 인지도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서 윤경식 경희의대 교수가 마지막 연단에 올라 ‘시니어 디지털 헬스케어와 기술 사업화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고령친화산업 관련 기업과 참여 기관을 중심으로 네트워킹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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