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레카네맙은 과연 최소한의 ‘임상적 의의’를 충족시키는가?
[기자의 눈] 레카네맙은 과연 최소한의 ‘임상적 의의’를 충족시키는가?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4.05.28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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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카네맙 3상 임상시험의 MCID 미충족 분석
과대 광고와 희망이 교차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존스 홉킨스 대학의 기억 및 알츠하이머 치료센터 공동 소장인 에스더 오(Esther Oh) 박사는 레카네맙의 3상 임상시험(Clarity AD Trial) 결과에 대해 “경도인지장애(MCI)와 초기 알츠하이머치매에서 최소 임상적으로 중요한 차이(Minimum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임상의들은 이러한 레카네맙의 이점과 위험 및 금기 사항을 비교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카네맙의 국내 시판을 앞두고 한 치매 전문의는 자신의 SNS에 “나는 이 약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권할 자신이 없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 연구를 통해 확인된 병인을 바탕으로 한 약물 작용기전에는 동의하지만, 의미 있는 임상적 효과에 대해서는 더 뚜렷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썼다.

에스더 오 박사가 말한 레카네맙의 Minimum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 미충족 내용은 무엇이고, 레카네맙과 도네페질의 임상 효과를 비교해서 살펴본다.

 

최소 임상적으로 중요한 차이(이하 MCID)의 정의

MCID는 환자에게 의미 있는 임상적 개입의 변화를 반영하는 환자 도출 점수다. MCID 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난 30년간 환자가 받은 치료의 효과를 판단하는 데 직접 참여하고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환자 보고 결과 측정법이 개발됐다. 환자 보고 결과 측정의 표준화는 임상의가 동질의 집단을 대상으로 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하는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환자 보고 결과 측정의 발전과 병행해 임상적으로 중요한 최소 차이 점수로 개발한 것이 MCID다.

 

18개월 동안 진행된 레카네맙 3상 임상시험 결과

레카네맙 3상 임상시험은 치료제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일차변수로 임상치매척도 총점(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CDR-SB)의 점수 변화를 이용했다.

CDR은 임상에서 치매의 중등도와 약제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척도다. ‘기억력’, ‘지남력’, ‘판단력과 문제해결 능력’, ‘사회활동’, ‘집안 생활과 취미’ 그리고 ‘위생 및 몸치장’의 여섯 가지 영역을 평가해 점수를 산출한다. 최종 점수는 여섯 개 영역의 점수를 모두 합한 박스 총합(CDR-Sum of Boxes, CDR-SB, 0~18점)과 기억력 점수를 기준으로 한 전체 CDR (Global CDR, 0, 0.5, 1, 2, 3점)로 결정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치매의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카네맙은 Clarity AD 연구에서 대조군의 CDR-SB가 1.66점 증가한 반면 치료군은 1.21점 증가해 대조군과 비교할 때 치료군에서 0.45점(27%)만큼 악화를 지연시켰다.

 

CLARITY-AD CDR-SB / 의학 저널 NEJM, 2023
CLARITY-AD CDR-SB / 의학 저널 NEJM, 2023

 

통계적 유의성은 임상적 의미를 보장하는가?

대조군과 치료군에서 CDR-SB 점수 변화가 18개월 동안 대략 0.45점의 차이를 보였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해도 이 변화가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할 때, 어떤 경우에는 그 유의미한 변화가 임상적으로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중요한 최소한의 차이에 대해, 환자에게 유익하고 부작용이 없고 과도한 비용이 없는 경우, 환자 관리의 변화를 불러오는 가장 작은 점수 차이를 정의한 것이 MCID다.

/ 의학 저널 Lancet, 2020
레카네맙을 이용한 AD 치료: 과대광고와 희망이 교차하다 / 의학 저널 Lancet, 2020

 

단순히 통계학적 의미를 넘어, 임상적으로 환자가 의미 있게 체감할 수 있는 최소 치료 효과로써 MCID를 봤을 때, Clarity AD 연구의 CDR-SB 점수 0.45점의 차이는 통계적 의미는 있을지라도 임상적 의미는 없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치매 단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연구에서 CDR-SB를 평가 도구로 이용했을 때 요구되는 MCID를 1점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레카네맙 연구에서 0.45점은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변화다. 즉,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있으나, 임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효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즉, 레카네맙의 약물과 위약의 차이는 확실한 MCID의 경계를 충족하지 못했다. 미국 FDA는 임상시험 결과 해석에 MCID를 적용 지침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의약품 승인을 위해 특정 MCID가 변수로 작용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서 레카네맙은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감소 둔화의 가치 검토에 보완이 필요하다.

“레카네맙이 위약과 비교해 알츠하이병 진행을 지연시킨 것에 대한 MCID 논의”에서 연구자들은 향후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진전을 위해서는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효과의 크기를 제대로 분석하고 중요도를 평가하는 방법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도네페질과 레카네맙의 임상 효능 차이에서 의료진의 선택은?

미국에서 1996년 의학적으로 사용이 승인돼 국내 시판 중인 도네페질(Donepezil)은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해 뇌에서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높이는 증상 완화제다. 레카네맙은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로 병의 진행을 늦추는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다. 작용기전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임상 효과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코크란 분석(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결과를 보면,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에게 도네페질 10 mg을 6개월간 매일 투여 후 위약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대조군에 비해 치료군은 CDR-SB 점수 평균 변화에서 0.53점만큼 하락 속도를 지연하는 효과를 보였다.

 

도네페질 10 mg 6개월 투여 후 CDR-SB의 변화 / Birks, J. S., 2018
도네페질 10 mg 6개월 투여 후 CDR-SB의 변화 / Birks, J. S., 2018

 

CLARITY-AD 임상 시험 결과, 레카네맙 10 mg/kilogram을 2주 간격으로 투여한 치료군은 18개월 동안 CDR-SB 점수가 1.21점 상승했지만, 위약 대조군은 1.66점 상승해 약 0.45점의 차이를 보였다.

두 약제를 직접 비교한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레카네맙 투여군에서는 이미 도네페질, 메만틴 등의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를 복용해 온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따라서 도네페질 6개월 투여 결과와 레카네맙 18개월 투여 효과를 단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레카네맙 18개월 투여 후 0.45점만큼 지연시킨 것은 도네페질 6개월 투여 후 0.53점만큼의 지연 효과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진단과 ARIA 부작용 모니터링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연간 약제비를 참작해도 비용효과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도네페질의 연간 약제비는 600달러 정도(한화 약 81만 원)로 26,500달러(한화 약 3,600만 원)에 달하는 레카네맙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도네페질은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이며, 레카네맙은 고비용이지만 장기적으로 뇌의 아밀로이드 양을 줄여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잠재력을 가진 치료제다. 따라서 레카네맙의 장기 임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레카네맙이 시판된 후 도네페질을 복용하던 환자에게 레카네맙을 추가할 것인지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References
 

Birks, J. S., & Harvey, R. J. (2018). Donepezil for dementia due to Alzheimer's disease. The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6(6), CD00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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