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레켐비' 품목허가 승인...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 '국내 첫 상륙'
식약처, '레켐비' 품목허가 승인...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 '국내 첫 상륙'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5.24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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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저하 진행 27% 늦춰...'ARIA' 부작용 및 고비용 우려에도 환자·가족 기대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네 번째...허가-급여평가 연계로 경제성 확보 시도
레카네맙(성분명 레켐비)
레켐비 / 에자이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인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 Lecanemab)가 공식적으로 국내 시판 준비를 마쳤다. 출시되면 국내에 도입된 첫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한국에자이가 신청한 레켐비주의 수입 품목 허가를 승인했다. 지난해 6월 7일 식약처에 신청한 이후 11개월여 만이다. 유효기간은 2035년 5월 23일까지다.

레켐비주는 일본 에자이(Eisai)와 미국 바이오젠(Biogen)이 공동 개발한 ‘아밀로이드 베타(Aβ)’ 표적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로 뇌 속 Aβ 플라크를 제거한다. 알츠하이머치매 초기 단계에 있는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주에 한 번 1시간가량 투여하는 정맥주사(IV) 제형이다.

임상 3상 ‘Clarity AD(301 시험)’ 결과에 따르면, 레켐비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환자의 인지 저하 진행이 약 27%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레켐비뿐만 아니라 일라이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개발 중인 도나네맙(Donanemab) 등 Aβ 표적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는 부작용으로 ‘아리아(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를 유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이 약물들은 혈관 내 Aβ 플라크를 제거 과정에서 ‘아리아-E(Edema, 부종)’나 ‘아리아-H(Hemorrhage, 미세출혈)’ 등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898명의 참가자 중 ARIA가 29명(3%)에게서 관찰됐다. 이 중 6명(0.7%)은 심각한 ARIA 증상을 겪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증 부작용이 5~7% 정도로 낮다는 점을 들어 안심해도 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비싼 약값도 걸림돌이다. 레켐비 약가는 미국이 연간 2만 6,500달러(한화 약 3,600만 원)이며, 일본도 이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뇌 양전자방출단층촬영(A-PE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스캔, 뇌척수액(CSF) 검사 등 검진에 드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연간 비용이 8만 5,600달러(한화 약 1억 1,700만 원) 수준에 이를 정도로 경제적 부담이 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보험으로 고가 책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유전무병 무전유병’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간 ‘불치병’으로 알려진 치매를 치료하는 첫 신약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어 환자와 가족의 기대가 높다. 다만 투약 기준이 경도인지장애(MCI)나 알츠하이머치매 초기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MMSE 점수가 22~30점이고, APOE4 유전자가 없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세계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한국이 레켐비의 품목 허가를 승인한 네 번째 국가다. 에자이는 레켐비 피하주사(SC) 제형도 개발 중이다.

 

한국에자이
한국에자이

 

품목 허가 전 식약처의 안전성‧유효성 심사 결과를 근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 결정 신청을 하는 '허가-급여평가 연계' 제도 적용을 받아 레켐비의 경제성을 갖추기 위한 작업에도 들어갔다.  

식약처는 "환자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약가 평가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레켐비주 허가에 앞서 자료를 심평원과 미리 공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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