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그거 하나 기억 못해”…‘디지털 치매’ 의심해야
“젊은 나이에 그거 하나 기억 못해”…‘디지털 치매’ 의심해야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5.30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마트폰 오래 사용하면 전두엽 기능 떨어져, 뇌 과로가 원인

뇌 기능 저하되고 주의력 부족…독서·규칙적인 운동이 해결책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 기기에 의한 뇌 과로가 원인으로 30~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 기기에 의한 뇌 과로가 원인으로 30~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 각종 디지털 기기는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디지털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뇌 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도 깜박하는 일이 잦다면 디지털 기기 과사용으로 인한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질병을 말한다. 흔히 치매는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인식하는데, 최근 젊은 층에서도 치매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초로기 치매가 아니라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한 '디지털 치매'이다. ‘디지털 치매’는 진짜 치매는 아니지만 디지털 기기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우리 뇌가 스스로 정보를 기억하는 힘이 줄어 잦은 건망증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 뇌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발달하며,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디지털 기기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뇌의 특정 부위가 발달하지 않아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유년기와 아동기에 디지털 매체를 과도하게 접하면 디지털치매증후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편집자 주>

회사원 정균배(31세 · 서울)씨는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에 잠을 깬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 후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통근 한 시간 동안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무료함을 달랜다. 동영상에 빠지는 동안 카카오톡이 연달아 울려댄다.

인터넷에 정신이 빠지다 보면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모든 업무는 컴퓨터에서 진행한다. 업무 도중 틈틈이 카톡에 답장을 보내주고 인터넷 쇼핑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다. 퇴근길에도 지하철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보고 카톡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내려야 할 역에 도착한다. 잠들기 전까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본다. 

이처럼 정 씨의 일과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해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 사용하다 보면 체력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 패턴, 눈과 목의 피로, 허리와 손목의 통증 등 건강 문제들이 생긴다. 

또 집중력이 떨어져 한곳에 몰입할 수 없고 주의력 부족과 기억력 저하를 가져온다. 아울러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나 상호작용이 부족해져서 사회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자칫 ‘디지털 치매’로 연결될 수 있는데 디지털 치매란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너무 지나쳐 뇌 과로로 생활에 지장이 오는 상태를 말한다. 디지털 치매는 공식적인 병명이 아니라 상태를 나타내는 호칭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작은 단백질이 과도하게 만들어져 뇌에 침착되면서 뇌세포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이 발병의 핵심 기전으로, 65~70세부터 많이 걸린다. 반면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 기기에 의한 뇌 과로가 원인으로 30~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디지털 치매 증상은 실행 능력이 저하되어 2~3일이면 충분했던 서류작성이 더뎌지고 뇌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아 기획안을 작성하는 데 힘이 든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저하되어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또 심신 상태를 제어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정서가 안정되지 않고 무기력해지며 매사에 의욕이 없어진다. 전두엽은 뇌의 앞부분에 위치하며 기억력, 사고력, 운동, 감정 등 정신작용을 관장하며 정보를 조정하고 행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 조절이 안 되어 작은 스트레스에도 충동적인 행동을 쉽게 한다. 

해결책으로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간대의 상황을 그것들이 필요하지 않도록 변경하거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대신 책을 읽고 운동하며 여가를 즐겨야 한다. 아울러 주변 사람과의 대화시간을 늘리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