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잡고 '치매' 예방하세요 … 알츠하이머 ‧ 혈관성 치매 야기
'고혈압' 잡고 '치매' 예방하세요 … 알츠하이머 ‧ 혈관성 치매 야기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5.11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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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기능 관장하는 백질 영역 파괴 … 알즈하이머병으로 이어져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 축적 … 뇌 조직 괴사하면서 치매로 악화

 

고혈압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모두의 위험 인자이며 중년의 고혈압은 노년기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고혈압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모두의 위험 인자이며 중년의 고혈압은 노년기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치매는 크게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으로 나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인지 기능 장애가 생긴 경우를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혈관 질환인데 특히 고혈압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면 고혈압이 오거나 뇌졸중 위험이 커지게 된다. 특히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세포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뇌 조직이 괴사하면서 치매로 이어진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고혈압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모두의 위험 인자이며 중년의 고혈압은 노년기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고혈압이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키면서 인지 기능을 관장하는 백질 영역을 손상해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관여한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과도하게 만들어져 뇌에 쌓이면 뇌세포의 골격을 형성하는 타우 단백질이 얽히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뇌 속 신경세포인 ‘뉴런’이 죽으면서 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이때,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15~25년에 걸쳐 천천히 쌓이면서 결국, 뇌에 문제를 일으킨다.  

혈관성치매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이 경화되어 혈액 공급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데 보통 뇌졸중 이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혈압은 혈관성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치매 예방을 위한 지침으로 고혈압 관리를 들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연구팀은 2만 8,008명의 고혈압 환자 데이터에 대한 다중회귀분석(통계분석) 결과, 수축기 혈압 10㎜Hg, 이완기 혈압 4㎜Hg를 낮추면 치매 발병 위험이 13% 낮아진다고 밝혔다. 평균 4.3년간 고혈압 치료를 받아온 환자들과 위약 그룹의 치매 발병 위험을 비교했을 때, 수축기 혈압 147㎜Hg 이하 그룹, 147~167㎜Hg인 그룹, 167㎜Hg 이상 그룹의 치매 발병 위험률은 각각 23%, 18%, 7% 낮아졌다. 

특히 치매 위험을 낮추는 고혈압 치료 효과는 환자의 나이가 젊을수록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치매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빨리 관리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고혈압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인지 기능이 급속하게 저하된다. 미국심장협회 고혈압 학술대회에서 중·노년층의 고혈압이 인지 기능의 저하를 가속화시키고, 고혈압을 치료하면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컬럼비아 대학이 1만 1,000여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55세 이상, 혈압 140/90 mmHg 이상 참가자 중 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은 고혈압 치료를 받는 사람보다 인지 기능이 빠르게 저하됐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혈관을 막고 혈압을 높이는 콜레스테롤의 생성 원인을 밝혀야 한다. 콜레스테롤은 음식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음식으로 유입되는 것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간에서 세포막을 생성하거나 염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합성해서 내보낸다. 체내 염증이 생기면 치료를 위해 콜레스테롤이 생성되기 때문에 염증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콜레스테롤도 증가하고 쌓여 혈관이 막히게 되고 고혈압이 오게 된다. 따라서 혈관이 콜레스테롤 등으로 막히는 것을 막으려면 염증을 줄이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콜레스테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혈관이 막히면 산소와 영양소가 뇌세포로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뇌 조직은 손상을 입게 된다. 최악의 경우,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발생하면 뇌세포는 기능을 잃어 치매로 연결된다. 고혈압과 콜레스테롤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증가시킨다.  

최근 들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이 베타 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다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HDL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가 인지 능력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막에 쌓인 나쁜 콜레스테롤과 플라크를 몸 밖으로 내보내고 혈관이 넓고 탄력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뇌혈관을 돌아다니며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면서, 치매의 원인이 되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기도 한다.

UC 데이비스의 알츠하이머 질환 연구센터가 74명의 정상 또는 가벼운 인지 기능 장애 환자에 대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사하고 베타 아밀로이드의 뇌 침착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이 높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대상자의 경우 뇌의 아밀로이드 수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최된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약 1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 발병률이 높았다.

즉 LDL 콜레스테롤 수치(130㎎/dL 이하 정상)가 190~224㎎/dL인 중증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의 치매 발생률은 대조군(160㎎/dL 미만)보다 1.12배 높았으며, 225㎎/dL 이상 그룹의 치매 발생률은 1.34배 높았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도도 각각 1.13배, 1.38배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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