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로기치매 10만명 ... 음주 후 ‘필름 끊김 현상’ 반복되면 의심
초로기치매 10만명 ... 음주 후 ‘필름 끊김 현상’ 반복되면 의심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4.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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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치매환자 10%가량...약물치료 · 생활 습관 개선 병용해야

40~50대에 발생 ... 노인성 치매보다 뇌 손상 ‧ 진행 속도 더 빨라

작년 여름에 개봉한 '카시오페아'는 완벽한 변호사 엄마에서 초로기치매(初老期痴呆) 환자가 되는 수진(서현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수진은 이혼 후 능력 있는 변호사이자 엄마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면서 딸 지나(주예림)의 미국 유학을 준비한다. 

얼마 후 수진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초로기치매라는 청천병력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사랑하는 딸을 알아보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수진을 위해 아빠 인우(안성기)가 수진의 곁을 지키면서 이들 부녀만의 애틋한 동행이 시작된다

수진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자신에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을 부정하고 분노하면서 자살을 시도한다. 유학을 떠난 딸 지나가 수진의 초로기치매를 알게 된 후 아버지와 함께 귀국해서 수진과의 관계전환에 나선다. 

이 영화는 초로기치매와 관련하여 비참한 현실을 하얀 캠퍼스위에 있는 그대로 그렸지만, 한결같은 모습의 자상한 아버지와 어린 나이임에도 엄마를 위로하는 딸의 모습이 그리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초로기 치매는 65세 미만, 주로 40~50대의 이른 나이에 오는 치매를 말한다. 발생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가 가장 흔하지만, 이외에도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도 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 등 나쁜 생활 습관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음주는 초로기 치매 원인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음주 후 ‘필름 끊김 현상’이 반복된다면 초로기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노인성 치매에 비해 진행 속도가 훨씬 빨라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와 평균수명이 늘면서 2020년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는 약 84만 명, 2024년 100만 명, 2050년에는 302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로기치매 환자가 일반환자의 10%가량 되는 점을 감안할 때 2020년에는 8만 명, 2024년 10만 명, 2050년에는 3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초로기치매 증상은 잘 다니던 길이 어느 날 갑자기 생각나지 않거나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는 등 노인성 치매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만일 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상의해야 한다. 초로기 치매가 진행 중이라면 점차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판단 능력이 부족해지고 계산능력이 둔감해져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초로기치매는 일반적인 치매와 다를 바 없이 기억력, 인지력을 관장하는 대뇌에 뇌 신경세포 손상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약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이라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생활 습관을 함께 개선해야 효과가 있다. 특히 음주, 흡연, 식생활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이전에 하지 않았던 취미활동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방법은 일반 치매와 별 차이가 없다. 젊을 때부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을 앓거나 비만인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관계 전문가는 “초로기 치매의 경우 젊은 나이에 치매라는 생각에 쉽게 위축되고, 뇌 퇴화가 빠르게 올 수 있다”면서 “주변의 도움을 받아 원인을 파악해서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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