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반려동물 사업 속속 진출…치매·당뇨병 치료제 개발
제약·바이오, 반려동물 사업 속속 진출…치매·당뇨병 치료제 개발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3.15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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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 국내 최초 반려견 CDS 신약 출시…대웅·종근당, 바이오 벤처기업 공동기술개발

대웅제약·로스비보 테라퓨틱스, 반려견 당뇨 치료제 개발…치료제 진출 러시 한동안 지속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반려동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인체용 의약품 개발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반려동물 치료제 개발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가 반려동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데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인체 의약품보다 개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동물의약품이 개발에서부터 제품 허가까지 걸리는 기간은 3~7년이며 평균개발비용도 인체 의약품의 10% 수준인 1억 달러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반면 글로벌 신약은 10~15년이라는 장기간의 개발 기간과 평균 1조~2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이 든다.

한국동물약품협회의 2021년 동물용 의약품 생산·수출·수입 실적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1조3,4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국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기업은 유한양행으로, 바이오기업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국내 최초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인 ‘제다큐어’를 출시했다. 2021년 선보인 제다큐어는 국내 최초 반려견 CDS 신약으로, 현재 전국 1,300여곳의 동물병원에 유통되면서 반려견 CDS 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과 유사한 반려견 CDS는 배변 실수가 잦거나 한밤중에 이유 없이 짖어대 견주들의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미친다. 

바이오기업도 CDS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DNA 바이오 전문기업인 넥스모스는 지난해 대웅의 자회사 대웅펫과 공동으로 반려견 CDS 치료제 개발 및 제품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CDS 치료제 개발에 들어갔다. 

이들 두 기업은 인지기능개선 효과를 보인 ‘NXP031’을 활용해 반려견 치매에 대한 약효 및 안정성 검증에 대한 공동 임상 개발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항산화 DNA 압타머 복합체 NXP031은 넥스모스가 자체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제로, 동물모델에 적용한 결과 파킨슨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약물전달기술 플랫폼 기업 인벤티지랩도 유효성 비임상 실험기업인 노터스와 동물 치매치료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인벤티지랩은 치매치료제 'IVL3003'을 개발하면서 종근당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동물 치매치료제는 IVL3003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동물실험 결과 효과 및 안정성 등이 입증되자 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제다큐어에 이어 이들 기업이 개발에 들어간 동물 치매치료제가 결실을 맺는다면 치열한 시장 선점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고의 수의과대학으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UC DAVIS(데이비스)가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8세 이상 반려견의 14%가 CDS를 겪고 12~13세 반려견의 28%, 16~17세 반려견의 68%가 CDS를 앓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려견 CDS 개선 기능성 사료도 출시됐다. 베러펫은 ‘인지기능 개선 소재’를 적용해 한국 최초로 반려견 CDS 개선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사료를 시판 중이다. 베러펫은 사람 치매를 연구하는 프로셀컴퍼니의 펫푸드 브랜드다. 

반려견 CDS 치료제에 이어 반려견 당뇨병 치료제도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0월 반려동물 대상 'DWP16001(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당뇨병 치료 효과에 관한 연구자 추가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DWP16001은 대웅제약이 개발한 인체용 당뇨병 치료제 신약인데 해당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동물의약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개발을 가속한다는 것이다. 

넥스턴바이오의 자회사 로스비보 테라퓨틱스(RosVivo Therapeutics)는 지난달 반려동물 전문의약품 개발회사인 RX바이오와 공동으로 반려견, 반려묘를 위한 당뇨, 비만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당뇨 반려견의 경우, 당뇨병 치료 목적의 경구용 동물의약품은 없어 인슐린 주사로 치료하고 있다. 당뇨 반려견은 인슐린 투여 용량에 민감해 혈당 조절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업계가 의약품 연구개발기술을 기반으로 동물 신약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동물 신약시장은 다양한 메리트가 있어 이 같은 움직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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