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약물 관리 인식변화 절실, "요양원 다제약물 관리 필요"
다제약물 관리 인식변화 절실, "요양원 다제약물 관리 필요"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3.03.07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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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 교수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 교수.

"건강을 위해 먹는 약들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약물의 남용을 막기 위해 다제약물 관리 인식을 개선하고 정책적으로 정착되길 기대합니다."

다제약물 관리의 혜택은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의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며, 높은 기대 효과로 인해 적용 범위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고령화로 복합만성질환을 가진 고령층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치매환자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치매환자도 다제약물 관리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특히 항콜린성 약물 과다노출 시 인지기능에 대한 악영향과 치매로 인한 응급실 입원율 상승 등이 포착됐다. 이는 약물 관리가 잘되면 위험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고령층의 건강을 위해 다제약물 관리가 필수인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2021년 발표된 OECD 통계에 따르면 3개월 이상 5개가 넘는 의약품을 만성복용하는 국내 고령자의 비율은 70.2%로 OECD 평균인 46.7%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김정하 교수는 건보공단에서 추진 중인 '다제약물 관리사업 병원모형' 시범사업에 참여 중이며, 고령층의 약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멘시아뉴스는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 교수를 만나 다제약물 관리의 중요성과 치매와의 연관성, 정책적 방향 등에 대해 청취했다.

▲다제약물 관리 왜 중요한가? 관리 성공의 효과는?

단순히 약물을 다수 복용한다고 다제약물의 위험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으로 여러 약을 복용 시 문제가 되는 성분이 중복될 때 위험이 생기게 된다. 다제약물 관리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약물의 성분을 비교· 확인해 건강 악화 및 저해 요소와 위험 가능성을 줄이는 일이다. 다제약물 관리 시 응급실 내원과 위해 약물 반응 부작용, 인지기능 저하 등에서 효과가 기대된다. 

▲치매 고위험군이 다제약물 관리가 미흡할 경우 인지력에 악영향이 있을까? 

항콜린성 약물을 과다·장기간 복용하면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인지기능이 떨어지지 않은 노인도 항콜린성 약물 과다복용 시 섬망이나 인지기능 저하가 우려된다. 항콜린 약물과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치매 발병과 100% 연관이 있다고 할 순 없지만, 분명히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요양병원 등에서 치매환자의 약물 남용이 종종 지적된다. 다제약물 관리 측면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까?

요양병원보다 오히려 요양원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요양병원의 경우 약물을 관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료인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요양원의 경우 인지력 저하가 시작된 고령층이 많지만, 이와 관련된 약물 관리는 사실상 이뤄지기 어렵다. 영국의 경우 치매환자 약물 투약 시 다학제팀이 보호자와 논의해 추진한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관점에서 개선점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요양원이나 치매환자 거주 시설 등에서는 약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요양원에도 장기요양등급 인정자들의 인지기능 저하가 다수 목격된다. 요양원에서도 다제약물 관리를 위한 인력 확보나 정책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건강보험공단 주도로 지역사업 모형과 지자체 중심의 다제약물 관리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연구과제를 수주해 요양원도 포함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지만, 인식 부족과 요양원 참여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익적 사업으로 다제약물 관리에 적극 참여하는 요양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인증 등에서 가점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요양원에서 다제약물 관리가 이뤄질 시 고령자의 건강관리에 큰 혜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복지부가 치매안심주치의제도를 논의 중이다. 제도 활성화 시 치매환자의 다제약물 관리에도 도움이 될까?

치매안심주치의제도의 중점 사안은 치매고위험군임에도 조기에 치매관리를 받지 않는 고령층을 조기에 관리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다제약물 관리가 중점 사안은 아닌 탓에 약물 관리에 의한 효과는 부족해 보인다. 관련 교육을 통해 노인주치의제도와 함께 결합이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예측된다.

▲다제약물 관리를 위한 제언이 있다면?

다제약물 관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 약은 무조건 먹는 것보다 잘 관리해서 먹는 게 중요하다. 좋자고 먹은 약이 내 몸에 독이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건보공단의 시범사업을 토대로 유의한 성과가 도출된다면 본 사업으로 이어져 고령층이 다제약물 관리에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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