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비대면 진료 허용 가닥, 치매는 이미 대비됐다?
복지부 비대면 진료 허용 가닥, 치매는 이미 대비됐다?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3.02.15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진 중심 합의, 의약품 배송 등 추가 변화 예고 
기존의 원격진료 시범사업 토대로 장단점 도출 
출처. 보건복지부
출처.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재진 중심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치매 진료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대면 진료 외에도 의약품 배송 허용 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와 지난 9일 의료현안협의체 2차 회의를 통해 ▲대면 진료 원칙 ▲비대면진료 보조 수단 활용 ▲재진환자 중심 운영 ▲의원급 의료기관 위주 시행 ▲비대면 진료 전담의료기관 금지 등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실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치매 진료 역시 정책 범위 내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미 강원도를 중심으로 치매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수년째 진행했기 때문에 큰 시행착오 없이 정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하는 상태다. 

15일 복지부 등에 따르면 1차 의료기관의 재진 중심을 원칙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치매 진료에도 많은 변화가 유발될 전망이다. 

의료계의 예상대로 코로나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복지부와 의료현안협의체의 논의를 통해 가시화됐다. 결국 코로나 상황이 비대면 진료 허용의 실마리가 된 셈이다. 

복지부는 초진의 경우 대면 진료가 원칙이며, 참여기관은 의원급 의료기관이 중심될 것으로 예고했다. 유력한 이용 분야는 만성질환 관리다. 현행 의료 체계에 혼란을 막기 위해서 GPS 등을 활용한 거리순이 비대면 진료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치매 비대면 진료 만족도는 높다?"

그렇다면 치매 진료영역은 준비 상태는 어떨까? 먼저 가장 최근에 조사된 의료취약지역 치매 원격진료 이용 만족도는 78.8%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원격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에 비해 다소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이용자 만족도를 위한 신뢰성 등에서 유효한 척도를 제공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2021년 12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학술지를 통해 공개된 '의료취약지역에서 치매 원격진료의 만족도 조사(제1 저자 김소명)' 연구 논문에서 공개됐다. 

해당 논문은 농어촌의 경우 한정된 인력과 자원으로 치매 선별검사와 치매예방 교육을 모두 시행하기 어려워 치매 원격진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논문을 통해 조사된 이용 만족도가 치매 비대면 진료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일종의 가늠자 역할은 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연구는 강원도 지역 8개 군(홍천군, 횡성군, 인제군, 정선군, 화천군, 양구군, 고성군, 양양군) 9개소 보건기관과 거점병원 5곳(강원대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속초의료원, 영월의료원) 등이 참여했다. 

◆개선점은 여전, 비대면 논의 본격화 시 대비 필요 

▲원격의료학회 치매원격 심포지엄.
▲원격의료학회 치매원격 심포지엄.

치매 영역에서 비대면 진료에 대한 만족도는 높을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모두가 완성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22년 11월 개최된 한국원격진료학회의 원격치매 심포지엄을 통해 단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재 교수는 원격을 활용한 선별검사의 단점도 지목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한 인지기능 평가(Telephone Interview for Cognitive Status, TICS) 개발 당시 간이정신 상태 검사(MMSE)와 중첩항목을 구성해 개발한 탓에 정상군과 경도인지장애군을 구별하는 민감도가 다소 떨어졌다는 게 이유다. 

진단의 경우 뇌 영상 검사, 혈액검사와 신경심리검사 결과 외에도 의사의 진찰과 면담이 필수적이지만, 치매 진단에 필수적인 신체 진찰과 신경학적 검사는 원격 수행이 현재는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반면, 현재 화상 전화로 환자, 보호자의 면담은 가능하다.

이날 행사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한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주진형 교수는 치매 원격 진료는 초진 이후 환자를 추적 관리하는 재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주진형 교수는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와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비대면 원격진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초진 이후 재진에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합의 원칙을 적용할 경우 치매 진료환경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