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신약 '레카네맙' 임상시험 참가자 또 사망
치매신약 '레카네맙' 임상시험 참가자 또 사망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12.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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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iercePharma, "신약 후보물질과 사인 연관 추정"
출처.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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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매신약 후보물질 레카네맙의 임상시험 도중 참가자가 또 사망했다. 앞서 임상 과정에서 뇌출혈과 뇌부종으로 두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래 세 번째다. 이번 사망자도 발작과 뇌부종, 그리고 뇌출혈이 잇따라 발병한 것으로 밝혀졌다.

美바이오기업 Biogen과 日제약사 Eisai가 합작 개발한 레카네맙은 현재 美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심사절차가 진행 중인데, 승인 판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연이은 사망소식으로 인해 약제 안전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도 증폭되고 있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美의약전문매체 FiercePharma는 레카네맙 임상3상 시험에 참가한 79세 여성이 올해 9월 숨졌다고 밝히면서 일부 전문가들이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의 부작용을 사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Science 게재내용을 인용 26일 보도했다. 

또한 FiercePharma는 "Eisai社가 사망자의 개인정보 보호문제를 이유로 유관정보의 제공요청을 거부했다"며 "뇌부종과 미세출혈은 심각한 약물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는 Elis Van Etten 신경학과교수(네덜란드 Leiden대학교)의 주장을 근거로 FiercePharma도 이번 사망사고의 원인이 레카네맙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레카네맙 임상3상 시험 중 앞서 사망한 87세 남성과 65세 여성도 이번 사망자와 유사하게 뇌출혈과 뇌부종이 발병했는데, 관련 업계에서는 세 차례 사망사례가 '뇌영상 비정상소견(ARIA)'으로 지칭되는 약물 부작용에서 기인한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Eisai社는 "사인에 관한 평가는 시험 및 연구 기간은 물론 참가자의 연령과 의학적 신체 상태를 망라해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며 "레카네맙 임상시험과 연구과정에서 발생한 참가자 사망의 원인은 해당 연령층에서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사인과 부합하며, 아리셉트(Eisai가 최초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 美FDA ‘97년 승인제품) 복용환자에 대한 장기관찰에서 포착된 징후와도 일치한다"고 소명했다.

Biogen과 Eisai는 지난 11월 29일 美SanFrancisco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병 임상발표회의(CTAD)에서 레카네맙의 임상3상 시험결과를 공개할 때 임상참가자(알츠하이머병 초기단계 1800명)에게 레카네맙과 위약을 18개월간 구분 투약하며 추적 관찰한 결과, 레카네맙 투약군 전체인원의 68%에서 아밀로이드베타(알츠하이머병 유발 추정물질)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저감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레카네맙 투약 6개월 이후부터 임상치매척도(CDR-SB)치가 현저히 개선되기 시작했으며, 투약 18개월 후 임상종료 시점에서는 경증내지 중등도의 알츠하이머병 증세가 위약대비 27%가량 감소했다고 발표해서 지대한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국제학술지 Science는 ‘당시 CTAD 공개 석상에서 Eisai가 그 이전 9월 발생한 세 번째 사망사례에 관해서도 반드시 함께 알렸어야 한다’고 비판했으며, Reuters와 Bloomberg 등 주요 외신도 ‘임상3상 시험을 통해 레카네맙의 인지저하 개선효과는 입증됐지만, 특정 환자에게선 심각한 위험(부작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英BBC방송 또한 ‘레카네맙 복용자의 17%에서 뇌출혈 위험이, 13%에선 뇌부종 위험이 각각 관측됐으며, 전체복용자의 7%가 약물부작용 때문에 임상시험에서 중도하차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지난 9월 Biogen과 Eisai 양사가 공개한 임상3상 시험결과에서도 위약군 대비 레카네맙 투약군의 ARIA 등 이상반응 비율이 더 높았으며, 레카네맙 투약군의 2.8%에서 뇌부종 증세가 발현했지만 위약군에서는 그렇지 않았고, 레카네맙 투약군의 0.7%에서 발생한 뇌출혈 증상이 위약군에선 0.2%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처럼 자사의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각종 비판과 지적, 그리고 불리한 보도내용에 맞서 Eisia는 “우리가 CTAD에서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할 당시 ARIA 관련 보고사항에 관한 분석 자료를 발표내용에 충실히 반영했다”며 “이번 추가 사망사례는 결코 레카네맙 복용에 뒤따른 ARIA 때문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FiercePharma는 "약제 개발 양사의 임상시험 결과를 분명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하며 레카네맙이 추후 효과적인 치유 약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적어도 최근 임상과정상 잇따르는 사망사고로 말미암아 치료제로서의 성공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점만은 우려된다"고 논평했다.

한편, 美FDA가 내년 1월 6일까지 레카네맙의 신속승인 여부에 관한 심사를 종료해서 그 결과를 공표할 예정인 가운데 Eisai는 최근 중국 내 시판허가 획득을 위한 자료제출에 이미 착수했으며, 유럽과 일본에서도 내년 1분기까지 판매승인 신청을 매듭짓기 위해 수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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