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발생 위험, 점수로 예측한다? "어불성설" 비판  
치매 발생 위험, 점수로 예측한다? "어불성설" 비판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1.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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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난창대학 부속병원, 치매 위험도 예측 모델 개발 공개 
점수 평가법 놓고 전문가 비판 여론 "결과 해석에 주의" 촉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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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치매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점수 기반 위험도 평가법(Clinical Risk Score Prediction Tool)'이 새롭게 개발되면서 진료현장에 적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의료진이 개발한 해당 위험도 평가모델의 경우, 개별적인 점수 평가를 통해 특정 구간에서의 치매 발생 위험을 "100%의 예측 정확도로 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평가지표 가중치에 따라 총점 30점을 기준으로 잡은 위험도 예상 결과를 놓고 "확대 해석은 금물"이라며 회의적인 반응들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불확실한 단순 가능성을 예측할 뿐 치매 발생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극도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난창대학 제2 부속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치매 발병 위험도 예측 모델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2022년 11월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Xi-jian Dai 교수는 논문을 통해 "해당 모델을 통한 치매 위험도 점수는 신경영상평가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분석 결과 100%에 가까운 예측 정확도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3년 후 치매 발생, 예측 정확도 100%?…전문가들 비판 "오해의 소지 크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인지 기능이 정상인 성인 남녀 44만 5,000명(평균 연령 56세)에 대한 의무기록을 분석해 치매 위험도 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출처: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연구팀은 "13년 동안의 추적관찰 결과 남성의 0.7%, 여성의 0.5%에서 치매로 진행했다"며 "연령의 증가는 치매 위험도 상승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으며 기타 다른 치매 위험요인으로는 사회경제적 여건 및 수면장애, 호흡기질환, 뇌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을 포함한 여러 동반질환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남성의 약 32%와 여성의 53%에서는 치매가 발병하는 독립적인 위험요인도 별도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개발된 위험도 평가 모델을 살펴보면, 점수 기반 평가법의 총 점수 범위는 남성의 경우 '-18~30점', 여성은 '-17~30점'으로 설정됐다.

연구에서 제시된 평가 사례의 경우, 저체중(3점) 및 낮은 교육 수준(1점), 당뇨병(1점)과 뇌혈관질환(5점) 병력을 가진 70세(10점) 남성에서는 위험도 점수 합계가 20점으로 계산된다. 해당 점수 분석에 따르면 치매 발생 위험이 5년차 9%, 9년차 31%, 13년차에 54%로 각각 예측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치매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콕스비례위험모델(Cox proportional hazard regression model)을 분석한 결과 9년차 치매 위험 예측 정확도는 남성 97.59%, 여성 99.59%로 보고됐다"며 "더욱이 13년차 치매 위험에 대한 예측 정확도는 100%에 가까웠다"고 언급했다.

다만 "해당 결과값은 다른 독립적인 코호트 분석에 대한 외부 검증평가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UK Biobank에 등록된 인원들의 연령 범위가 제한적이었으며, 일부 측정지표의 경우 단일 항목에 주관적 평가점수를 기반으로 위험도 분류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개인에 따라 점수 분석에 선택적 편향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생활방식 및 식이습관 등과 같은 일부 잠재적으로 중요한 예측변수들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은 결과 해석에 한계로 평가된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위험도 예측 평가법을 이용해 개인이 가진 잠재적인 위험도 프로파일을 식별하고,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관리방안에 일부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평가 모델이 발표된 뒤 전문가들은 일부 회의적인 반응들을 보였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유전학연구소 David Curtis 교수는 "위험 점수 모델이 13년차 치매 발생 위험을 100%의 예측 정확도로 보고했다는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점수는 13년 내에 치매 발생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제시하는 수준"이라며 "이는 동전을 던질 때 100% 정확하게 앞면이 나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과도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0.5다. 점수를 통해 치매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란 어렵다"며 "단순히 가능성 정도를 추측하는 방편일 뿐"이라고 전했다.

<논문> Ren L, Liang J, Wan F, Wang Y, Dai X. Development of a Clinical Risk Score Prediction Tool for 5-, 9-, and 13-Year Risk of Dementia. JAMA Netw Open. 2022;5(11):e2242596. doi:10.1001/jamanetworkopen.2022.42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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