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치매 뇌 연구 활성화…뇌은행 지정 제도 해법 될까?
갈 길 먼 치매 뇌 연구 활성화…뇌은행 지정 제도 해법 될까?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07.15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뇌연구 촉진법 시행령 발표…자원의 관리 등 세부적 사항 규정
출처. 한국 뇌은행 네트워크
출처. 한국 뇌은행 네트워크

뇌은행 지정제도가 새롭게 시행되면서 치매 정복을 위한 뇌 연구의 활성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생명윤리법에 의해 인체 유래물 뇌은행으로 허가를 받은 12개 기관만 뇌 연구 자원을 수집·관리할 수 있어 뇌 연구 활성화의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에 따른 변화다. 

이번 제도를 통해 인체 유래물 은행이나 시체제공 허가 기관도 시행령에서 규정한 전담인력과 시설 기준, 사업목표 등을 충족하면 과기부의 검토를 통해 뇌은행 지정이 가능케 됐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뇌과학 연구자가 뇌 연구 자원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뇌은행 지정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무회의를 통해 뇌연구 촉진법 시행령이 7월 12일부터 시행된 데 따른 것으로 뇌은행의 지정요건 및 절차, 뇌 연구 자원의 관리 등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이 규정됐다. 

과기부는 이번 제도를 계기로 뇌은행이 국내 뇌 연구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초연구에서 실용연구로 전환하는 핵심 기반까지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결론부터 보면 이번 뇌은행 지정제도는 뇌 연구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뇌은행 신규 지정의 가능성 확대에 따라 뇌 연구 기관과 기증자 증가로 이어져 뇌 부족 현상에 단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그간 12개 뇌은행만 자원 관리 자격을 가진 탓에 기타 기관은 뇌 기증에 대해 미온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 시행령으로 뇌은행의 신규 지정이 가능해 연구 활성화에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가 긍정적인 요인을 다수 보유했지만, 근본적인 뇌 기증이나 신체 기증에 대한 인식개선 없이는 찻잔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간 일선 뇌 연구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확대와 제도개선, 뇌 기증 인식개선을 뇌 연구 발전의 필수적 요소로 꼽아왔다. 

물론 전문가들의 호소에 따라 뇌 연구 예산은 매년 늘고 있다. 지난 2008년 493억 원에 그쳤던 예산은 2020년 1,822억 원까지 크게 늘었다. 참여 연구자도 2012년 1,812명에서 2019년에는 5,758명까지 늘었다. 반면 뇌 기증자 부족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건강센터 임현국 교수는 이번 제도가 뇌 연구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뇌 기증을 위한 인식개선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임 교수가 몸담고 있는 뇌건강센터는 서울성모병원의 뇌은행과 함께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 질환 중심의 코호트 플랫폼을 구축해 활발한 뇌 연구를 진행하는 만큼 관련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뇌건강센터장)는 뇌 연구 활성화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뇌 기증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물론 기증 기관의 인식개선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뇌 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이를 기피하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동시에 기관들이 인체 유래물이나 시신에 대한 높은 윤리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임현국 교수는 "뇌은행 지정제도는 뇌 연구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뇌 기증 확대로 이어질 인식개선이 후속 조치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증을 받는 기관도 높은 윤리 의식을 갖고 기증자나 유래물에 대한 존중을 갖춰 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해소에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지정된 뇌은행은 뇌연구원, 가톨릭대, 강원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인제대,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총 8개며, 치매 뇌은행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 명지대병원 등 4개가 지정된 상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