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도네페질 고용량 갑작스런 무더기 허가...왜?
돈 안되는 도네페질 고용량 갑작스런 무더기 허가...왜?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04.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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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 8억원 불과...계단식 약가정책 영향
아리셉트 23mg
아리셉트 23mg

최근 치매치료제 성분인 도네페질 고용량 제품이 무더기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네페질은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 성분이다.

오리지널인 아리셉트는 국내에 3가지 용량이 발매돼 있다. 5mg, 10mg과 고용량인 23mg이다.

5mg과 10mg의 경우 제네릭이 각각 160개 정도가 발매돼 있지만, 23mg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9개에 불과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1월에 2개 업체, 이달에 9개 업체 등 올해 들어 총 11개 업체가 제네릭 허가를 받았다.

그동안 도네페질 고용량에 대한 제네릭 허가가 다른 용량에 비해 적었던 것은 처방 규모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도네페질 시장의 매출 규모는 연간 2,000억원에 달한다. 10mg의 매출이 가장 크며, 5mg도 상당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도네페질 23mg의 전체 매출액은 58억원에 불과했다. 이 중 오리지널인 아리셉트가 50억원의 매출로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도네페질 23mg 매출액 현황(단위: 원, 출처: 아이큐비아)
도네페질 23mg 매출액 현황(단위: 원, 출처: 아이큐비아)

고용량 제네릭 중에서는 하이페질이 3억원, 환인도네페질 1억6,800만원, 베아셉트 1억6,300만을 기록했다. 도네필, 실버셉트, 뉴토인 등은 매출액이 1억원도 채 되지 않았다.

사실상 오리지널 매출을 빼면 고용량 시장에서 제네릭이 차지하는 규모는 약 8억원에 불과하다.

치매치료제 시장 파이를 늘리기 위해 도네페질 고용량 제품을 무더기로 허가받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올해 제네릭 11개가 추가돼 제네릭 품목 수 20개가 채워졌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갑작스런 무더기 허가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계단식 약가제도의 영향 탓으로 보고 있다.

계단식 약가제도 하에서 동일 성분 제네릭이 20개 이상이 되면 직전 최저가의 85% 수준으로 약가가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허가된 제네릭은 현행 약가제도에서 손해를 가장 덜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 허가받은 도네페질 고용량은 전부 위수탁을 통해 생산하는 제품이라 개발에 대한 부담도 없다.

이미 유통되고 있는 도네페질 고용량은 매출액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판로가 이미 확보돼 판매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허가받은 제네릭의 경우 어느 정도 의미있는 매출 증가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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