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은행은 치매 극복의 미래…뇌 기증 국민적 관심도 절실"
"뇌은행은 치매 극복의 미래…뇌 기증 국민적 관심도 절실"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0.11.04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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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장 김인범 교수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장 김인범 교수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이 꾸준히 늘면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뇌 연구 분야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활성화할 열쇠인 뇌 기증 문화 등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현장 연구자들은 인체 자원의 부족 등에 따른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결국 치매극복 등 국내 뇌 연구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풍부한 연구 자원 등을 뒷받침 할 뇌 기증 등의 국민적인 관심이 함께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고령화와 함께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치매 문제는 이미 세계적인 이슈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뇌 연구가 필수적인 의료 경쟁력 변모한 시대가 다가왔다. 

디멘시아뉴스는 최근 탄생한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의 은행장인 김인범 교수를 만나 치매 극복을 위한 뇌은행의 역할과 뇌 기증 문화의 필요성 등에 대해 청취했다. 

Q) 뇌 은행이 필요한 이유와 향후 방향은?

인간의 평균 수명 연장과 고령화의 가속화로 퇴행성 뇌질환 유병률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퇴행성 뇌질환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임상 증상 시작 이전에 조기 발견, 예방-선제적인 치료 시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자 대량 분석, 분자병리적 접근을 통해 병태생리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조기 발견을 위한 생체지표를 개발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현행 치료 약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약 후보군 추출 및 줄기세포, 유전자치료제 등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뿐 아니라 다른 퇴행성 뇌질환도 연구 역량이 모아지고 있으며,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의 인체자원 특히 뇌조직의 연구 활용도와 부가가치는 급속도로 증대되고 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은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퇴행성 뇌질환 중심으로 역학, 임상정보와 유전적 정보가 통합된 고품질의 뇌 연구자원을 안정적으로 수집 및 보존하고, 연구자들에게 제공해 퇴행성 뇌질환 극복을 위한 초석이 되고자 합니다. 

Q)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의 강점은?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건강센터와 유기적인 상호작용으로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 중심의 코호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역학, 임상 정보와 통합된 고품질의 뇌 연구자원을 지속 생성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서울성모병원 인체유래물은행의 성공적 운영을 통해 구축되어 있는 인체유래물 관리 체계를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를 통해 확립되어 있는 생체자원 기증 희망자와 기증자에 대한 관리 프로세스, 뇌 생체자원의 안정적 획득 및 관리 방법을 뇌은행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원장을 비롯한 학교법인-병원 보직자, 뇌은행장 등 관련 인사들이 솔선수범해 뇌기증 서약을 실천하면서 뇌기증 문화 확산 노력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치매 극복에 뇌 연구가 필요한 이유와 역할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치매 극복에 있어서 조기 발견, 예방 및 선제적 치료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질환 특이적 생체지표의 개발, 유전자 분석, 신약 및 새로운 치료제 개발 등의 영역에 연구 역량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뇌 연구자원은 퇴행성 뇌질환의 병태생리 및 치료적 반응을 직접적으로 관찰 및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앞서 언급한 분야에서의 연구의 비약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치매 극복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Q) 뇌 기증 문화의 중요성과 국내 현황은?

현재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뇌은행과 질병관리청에서 뇌은행 육성사업을 진행 중이며, 전국의 11곳의 병원에서 뇌은행이 운영 중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뇌은행이 설립 및 운영되고 있지만, 지난 2018년도 보건복지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뇌 기증은 144증례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반면, 미국 국립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설립한 뇌은행 네트워크인 'Neurobiobank'는 6개 뇌은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뇌은행 네트워크입니다.

Neurobiobank는 지난 5년 간 1,474개의 뇌조직을 수집했으며, 약 14,000건 이상의 조직 샘플을 연구자들에게 제공하여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도출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우수한 선례를 보아도 충분한 수의 뇌조직이 뇌은행 네트워크에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것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Q) 뇌 기증 문화 확산을 위한 당부의 말이 있다면? 

서울성모병원 뇌은행은 뇌 연구자원에 역학, 임상 정보를 통합한 고품질 뇌 연구자원을 확보해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의 예방, 조기진단, 치료법 개발 연구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퇴행성 뇌질환 극복에 보다 한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초석이 되고자 합니다. 뇌 기증은 다음 세대를 위한 고귀한 사랑의 실천이며, 전국 모든 뇌은행은 국민들의 관심과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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