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입소 치매환자, 비입소 환자보다 향정신약물 복용 많다
시설 입소 치매환자, 비입소 환자보다 향정신약물 복용 많다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0.08.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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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약물적 치료 프로그램 질 개선 등 필요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는 치매환자가 비입소 환자보다 더 많은 향정신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정신약물을 장기 복용할 경우 부작용 가능성이 높아 처방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요양시설 입소 노인들의 향정신약물 사용현황 및 이에 따른 결과'를 제목으로 하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노인장기요양보험 시설급여가 인정된 65세이상 치매환자 14만1,552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중 시설입소자는 9만110명, 비시설입소자는 5만1,442명이었다.

조사 결과, 시설입소자가 시설비입소자에 비해 항우울제, 항정신병약물, 수면진정제 모두에서 처방빈도가 높았다.

항우울제는 시설입소자 2만3,107명(25.6%), 비시설입소자 9,388명(18.3%)이 처방받았다. 시설입소자의 우울증약 복용 비율이 7.3%p 높았다.

항정신병약물은 시설입소자 4만286명(44.7%), 비시설입소자 1만300명(20%)가 복용했다. 시설입소자의 복용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수면진정제는 시설입소자와 비시설입소자에 각각 4만6,166명(51.2%), 1만7,730명(32.5%) 처방됐다. 시설입소자의 경우 절반 이상이 수면제 복용자였으며, 비율은 비시설입소자보다 20%p 가량 높았다.

연구자는 향정신약물 처방 빈도가 높아지는 원인으로 입소자 대비 요양보호사의 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꼽았다.

이와 함께 향정신약물을 처방받은 경우 비처방에 비해 사망률과 뇌혈관질환, 골절, 욕창의 이환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모든 변수를 통제했을 때도 유의미하다는 결과가 나와 향정신약물을 치매환자에 사용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향정신약물을 처방받는 경우 사망률과 뇌혈관질환 등의 이환률이 높아지는 것은 약물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며 "부작용 예방을 위해 향정신약물은 최대한 적은 용량으로 단기간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미한 정신행동증상은 비약물적 치료로 먼저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연구진은 향정신약물 처방을 줄이기 위해 ▲요양시설 내 정신행동증상에 대한 비약물적 치료 프로그램 질 개선 ▲요양시설 프로그램의 질 평가지표 개발 ▲요양시설 인력 구조 개선 ▲향정신약물 처방 모니터링 ▲환자 안전관리를 위한 정보수집 및 평가 등의 정책 제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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