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커피 두잔 넘게 마시는 여성, 인지기능저하 주의
하루 커피 두잔 넘게 마시는 여성, 인지기능저하 주의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0.04.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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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 연구 결과 발표

하루에 커피 2잔을 넘게 마신 여성은 뇌졸중이나 인지기능저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노인들의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과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에 커피 2잔을 초과해 마신 여성은 뇌 백질 고강도 신호의 용적이 높아 뇌졸중, 인지기능저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뇌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 연구를 보면 많은 양의 커피를 장기간 마실 때 뇌로 통하는 혈류가 감소하고, 혈압 상승과 동맥 경직이 발생한다고 추론했다.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관류저하가 생기면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백질의 이상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뇌 백질 고강도 신호’라고 부른다. 주로 노인들에게서 발견되며 뇌 백질 고강도 신호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 뇌졸중과 인지기능저하가 발생할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이 노년기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고자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49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에 평생 커피 소비 지속시간을 곱해 계산한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이 많을수록 노년기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들을 평균 커피 소비량에 따라 평생 비섭취 그룹,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으로 나눠 그룹 간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을 비교했다.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은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이 더 적게 마신 그룹들에 비교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평생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과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 대상자를 남성과 여성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남성의 평균적 전체 뇌 용적과 뇌 백질 용적이 여성 그룹에 비교해 컸다.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과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도 여성에 비교해 높았다.

커피 소비량과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성은 여성 그룹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여성 그룹에서는 커피 소비량이 많을수록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이 증가한 반면 남성 그룹에서는 둘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장기간 커피 섭취가 노년기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제시한 연구다.

장기간 카페인 섭취로 인해 뇌 관류가 저하되고, 혈압 상승과 함께 동맥 경직도가 증가하면서 노년기에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커피의 어떤 성분이 뇌 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 증가를 유발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기웅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하루 커피 섭취 권장량은 카페인 300∼400㎎으로 약 3잔 정도지만 커피 섭취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단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려면 더 많은 인구수와 인종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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