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관리의 미학은 존재…관리에 따라 기억력 감퇴 지연”
“치매 관리의 미학은 존재…관리에 따라 기억력 감퇴 지연”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9.09.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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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가톨릭 뇌건강센터장)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건강센터장 및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

가장 큰 기대를 받던 베타 아밀로이드 타겟 치매 치료제가 목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치매 발생원인 분석과 실패의 이유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엇갈리고 있다. 

오랜 기간 치매 치료제 개발 실패로 갖가지 치매에 대한 근거 없는 정보와 증명되지 않은 치료법 및 예방법과 그에 더해 각종 민간요법까지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과장한다면 치매 치료와 예방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20년 가까이 새로운 치매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이유에서다. 

이에 점차 치매예방 및 관리의 본격적인 개입의 시기를 조기에 시행해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으며, 장기간에 걸쳐 중증에 이르는 치매의 특성상 종합적인 관리를 뒷받침할 정책적인 지원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 건강센터장이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임현국 교수를 만나 치매관리 방법과 연구의 미래 그리고 대한민국의 치매정책의 중심축인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해 들어봤다.

임 교수는 치매에 대해 환자 본인과 보호자의 노력을 통해 일정부분 조절이 가능한 질병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최우선적으로 피력했다.  

한편, 임 교수는 가톨릭 뇌건강센터장 이외에도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총무이사 국립중앙치매센터 전문위원, 노인과학 학술 연합단체 정책이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Q)치매관리에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

개인적인 신념은 치매가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라는 생각이다. 보호자와 환자의 노력을 통해 최선을 다하면 어느정도 관리가 가능하다. 뇌 건강센터에서 많은 치매환자를 만나보면 환자별 사례마다 노력이나 기타 환경 및 요인에 따라 기억력 감소의 속도가 크게 차이나는 것을 다수 확인했다.  

실제로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환자들도 치매로의 이행이 크게 늦춰지는 등 실제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가족이 없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분들은 기억력 감퇴 속도가 더욱 빠르다.

결국 조기에 치매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전임상치매 환자를 타겟으로 재활 등을 시도하면 기억력 감퇴 등에서 완만한 저하를 보인다. 이런 점들로 환자들을 더욱 열심히 진료하고 살피게 된다. 치매는 의사 역할이 정말로 중요한 질병이다. 

Q)치매 치료제 개발에 대한 향후 연구방향은? 

우선 치매 치료제 개발 실패로 주요타겟이 잘못됐다는 의견에서 시작된 베타 아밀라이드 가설 무용론이 화두라고 볼 수 있다. 치료제 개발의 결과만 놓고 보면 문제가 있지만 여전히 부정할 수 없는 유력설로 생각된다. 

고려할 요인은 결국 알츠하이머는 하나의 원인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의 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치료의 시기나 대상 등 더욱 특정해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 등이 진행돼야 한다. 시기적으로 보면 타우가 발생 전 관리를 해야한다는 보는데 전임상치매단계, 즉 상당한 조기단계에서 관리를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치매치료제의 개발 과정을 보면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개인적으로는 치매 치료제의 개발은 시기상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기를 더욱 당겨서 관리에 개입하고 타겟팅의 문제가 발전 및 개선된다면 분명히 치료제 개발은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Q)현재 바이오마커 개발 열기가 뜨겁다. 관련해 해결 과제가 있다면?

바이오마커가 속속히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치매와 암을 비교해 본다면 암은 조직을 직접볼 수 있는 것이고 치매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바이오마커를 개발해도 어느 포지션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정확히 정립되지 못한 점이 해결 과제다.

바이오마커의 포지셔닝이 쉽지않기 때문에 표준화 문제가 생긴다.  차후 바이오마커가 괄목할 성과를 낸다면 임상적인 표준화와 임상의 포지셔닝이 중요해 질 것이다. 현재는 병태생리학적 규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바이오마커의 활용 가능성은 굉장히 많다. 혈액 바이오마커 다방면을 고려하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Q)검증되지 않은 치매정보들이 난무한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분명히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비단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다.  대원칙을 먼저 전한다면 제도권에 속해 있는 증명된 전문의와 전문가를 믿어야 한다는 점이다. 치매와 관련해 각종 비의학적인 부분들이 난무하고 있다. 치매환자 모임이나 인터넷 까페를 보면 증명되지 않은 방법들이 넘쳐나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배회 등 이상행동 증상을 막을 수 있는 약이 우선 개발된다면 블록버스터급 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상행동 억제 등으로 치매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치매 치료제 개발까지 상당한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고 생각된다. 

Q)치매국가책임제가 2주년이다. 평가와 개선 사항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정권 교체에도 정책 호흡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치매 자체가 굉장히 호흡이 긴 병이기 때문에 정책적인 지원이 어떤 질병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치매국가책임제를 보면 2년간 굉장히 힘들게 끌고 왔다. 분명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얻은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 서울의 치매지원센터부터 치매국가책임제에 이르기까지 치매정책이 이행되면서 체계적인 틀이 상당히 많이 잡혔다. 65세 이상 치매역학 현황 파악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치매국가책임제를 통해 치매에 대한 경각심과 다양한 시도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 이를 꾸준히 정책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정책 시행에 있어 지나친 정부기관 중심 주도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현재 치매와 관련해서 민간자원들이 상당히 많은 상태로 모든 것을 기관에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모두를 기관 중심으로 운영하게 되면 전문성은 점차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치매안심센터보다 진단 등을 더 잘하는 병원 등 민간기관이 많음에도 계속해서 센터를 통한 성과에 집착하는 부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제는 실적위주 정책을 떠나 양질의 치매관리를 담보할 수 있는 정책으로 변화를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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