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수가 체계 개편…"장기입원 방지에 방점"
요양병원 수가 체계 개편…"장기입원 방지에 방점"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9.04.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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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건정심서 요양병원 수가 개편 방안 의결

요양병원 입원환자 분류 체계를 7개에서 5개로 개편하고, 일당정액수가 수준, 장기입원에 따른 입원료 체감제 구간과 본인부담상한금액의 지급방식 등이 개선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은 무의미한 장기 입원을 막고, 요양병원의 의료적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30일 열린 2019년 제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 권덕철 차관)에서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 방안을 의결하했고 밝혔다.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요양병원 및 요양병원의 병상 수, 연간 입원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급성기 치료 이후 일정기간 입원이 불가피한 환자들의 입원을 보장한다는 요양병원의 당초 취지와 달리, 상당수 요양병원은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들이 장기입원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일부 요양병원에서 환자 안전관리 소홀 및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본인부담금 할인을 통한 환자유인행위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됐다.

이에 요양병원이 본래의 의료적 기능을 수행할 경우 충분히 보상하고, 입원 필요성이 낮은 경증환자의 장기입원이나 본래 취지와는 달리 환자를 편법으로 유인하는 경우엔 본인부담금 할인 행위 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요양병원 수가체계를 추가 개편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지역사회 통합 돌봄 계획’ 및 12월 발표된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 후속조치다.

현재 요양병원은 비교적 정형화된 치료가 중(장)기간 동안 이뤄진다는 특성을 고려해, 일반적인 병원 입원 진료비와 달리 입원 1일당 정해진 금액을 받는 형태(일당정액수가)로 운영 중이다.

일당정액수가는 입원환자를 크게 7개 군으로 구분해 분류군별로 각기 다른 금액이 책정되는데, 현행 입원환자분류체계는 의학적 입원 필요성에 따른 분류(의료최고도-고도-중도-경도)와 돌봄 필요성에 따른 기능적 분류(문제행동군-인지장애군-신체기능저하군)가 혼재돼 있었다.

개편을 통해 의학적 입원 필요성에 따른 단일 기준으로 입원환자 분류체계를 정비(의료최고도-고도-중도-경도) 하고, 의학적 분류군에 속하지는 않지만 일정기간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은 본인부담을 차등하여 입원토록 하는 ‘선택입원군’으로 신설·통합하기로 했다.

의료최고도(예. 혼수상태, 인공호흡기가 상시 필요한 환자 등)와 고도(예. 심한 사지마비, 심한 욕창, 심한 화상 환자 등)는 기존의 환자분류기준을 대부분 유지하되, 일부 불명확한 기준을 정비하고 적극적인 환자 치료를 독려하기 위해 기존 수가(가중평균가) 대비 10~15% 정도 인상하기로 했다.

의료중도(예. 중등도 사지마비, 중등도 욕창, 수술 창상 치료 등)의 경우 현행 수가를 유지하되, 환자의 기능회복을 위해 기저귀 없이 적극적으로 이동 보행 훈련 등을 실시하는 경우에 산정하는, 이른바 ‘탈(脫)기저귀 훈련’ 수가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망상·환각 등으로 약물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중증 치매 환자, 마약성 진통제 등의 투여가 필요한 암환자의 경우 의료중도로 새롭게 분류해 적극적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의료경도(예. 경증치매, 일정수준의 전문재활치료를 받는 환자 등)의 경우 단순 기억력 저하를 치매로 입원시키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치매진단을 받은 후 관련 약제 투여가 이뤄지는 경우로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약제비용을 반영해 수가를 일부 조정했다.

선택입원군은 의료최고도 내지 경도에 속하지 않는 환자 중 의학적으로 입원 필요성은 낮으나 일부 입원은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 환자로 본인부담률은 40%로 해 일정 기간 동안 입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2023년 이전까지 요양병원이 질병군별로 전문화된 의료적 기능을 보다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수가체계 개편방안을 연구용역 등을 거쳐 마련하기로 했다. 

뇌졸중, 치매, 중증신경근육질환 등 주요 질병군별 특성을 고려한 환자분류 및 수가체계 등이 대상이다.

요양병원의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현재 장기간 입원하는 경우 입원 초기에 이뤄지는 환자 평가나 각종 처치 행위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점 등을 감안, 181일 이상 입원하는 경우 입원료의 5% (1일당 약 1,010원), 361일 이상을 입원하는 경우 입원료의 10% (1일당 약 2,020원)를 수가에서 차감하고 있었다.

이번 의결로 181일과 361일 사이에 271일 구간을 신설하고 271일 이상 10%, 361일 이상 15% (1일당 약 3,030원)를 차감하도록 개선한다.

또 요양병원이 서로 환자를 주고받으며 장기간 입원시키려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요양병원에 한해 입원이력을 누적해 관리하고, 입원료 차감기준을 연계·적용하기로 했다.

요양병원의 본인부담상한제 사전급여는 요양병원에 지급하던 것을 환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된다.

현행 본인부담상한제 사전급여는 동일 요양기관에서 연간 법정 본인부담금이 최고상한액(2019년 기준 58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금액은 요양기관이 환자에게 받지 않고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고 있다.

하지만 요양병원의 경우 해당 금액을 이용해 사전에 의료비를 할인해 주거나 연간 약정 등을 통해 환자를 유인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있었다.

앞으로 요양병원은 동일 기관이더라도 본인부담금 최고 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요양병원에 지급하지 않고 건강보험공단이 환자에게 직접 환급할 예정이다.

다만, 요양기관의 청구가 필요하므로 그 초과금액은 진료일로부터 3~5개월 후에 환자에게 직접 지급된다.

요양병원 환자의 지역사회 조기 복귀를 위한 연계 기능 강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12월 27일에 발표된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선 방안’에 따라, 일정기간 이상 입원하고 있는 환자로 경제·사회적 어려움이나 돌봄 요구가 있는 환자들을 통합적으로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환자에게 필요한 지역사회 의료·돌봄서비스를 연계해 줄 경우 관련 활동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요양병원에 환자가 입원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구축 예정인 ‘(가칭)환자지원시스템’을 통해 입원 현황을 입력하면, 환자별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및 각종 사회복지서비스 수급 현황이 확인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건강상태 외 경제·사회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방침을 정하고, 지역사회 복귀가 가능한 환자는 ‘퇴원지원 표준계획(일명 ’케어플랜‘)’을 수립하도록 추진한다.

특히,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지역은 요양병원에서 수립된 ‘퇴원지원 표준계획’을 지자체(케어안내창구)가 바로 송부 받아 환자에게 서비스가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노인의료 통합 서비스 기관으로서의 분화 모형(모델)을 별도 연구용역 등을 통해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안전관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관련 수가 신설 및 인증기준 개선도 병행한다.

일정기준을 충족하는 요양병원은 입원환자 안전관리 및 감염예방·관리 관련 수가 등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요양병원의 환자안전 및 감염예방 관련 인력 확충과 기능 보강도 지원할 계획이다.

3주기 요양병원 인증부터 환자안전 관련 중요 기준(화재안전, 감염관리, 인권보호 분야 등)을 필수 항목으로 전환하고, 불시 조사 등을 도입해 인증 병원의 사전·사후관리 강화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길게는 10여 년간 이어진 논의 끝에 요양병원 개편에 대한 첫발을 뗐다”며, “향후에도 안전하고 질 높은 중(장)기 입원 의료기관으로서 기능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가체계 개선 방안은 각 과제별로 올해 3분기내로 개정 고시안을 발표하고 2019년 10월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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