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정복까지 예고한 브레인마사지…정작 근거는 부실 투성이?
치매 정복까지 예고한 브레인마사지…정작 근거는 부실 투성이?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9.03.1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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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B사 안마의자 임상효과에 대한 공정위 조사 등 다수진행

최근 뇌 피로 감소와 집중력 및 기억력 개선 등을 전면에 내세워 브레인마사지 안마의자로 큰 관심을 받고있는 B사가 허위과장 의혹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B사를 ‘허위ㆍ과장 광고’ 혐의로 3일 동안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유사한 안건으로 심의를 검토 중이라 알려졌다.

특히 디멘시아뉴스가 직접 확인한 결과 B사는 브레인마사지를 시작으로 향후 치매까지 치료할 수 있는 안마의자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지만 정작 근거 연구논문 등은 부실이 다수 발견됐다.

브레인마사지 내세운 B사의 안마의자…당국의 전격조사 왜?

B사는 임상시험으로 기능을 입증했다며 마사지와 ‘바이노럴 비트’를 함께 제공하는 ‘브레인마사지’ 기능이 부착된 안마의자를 판매하며 ‘뇌 피로의 새로운 해법’ 등 광고 문구를 표시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B사의 ‘브레인마사지’ 기능 광고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실제로 ‘뇌 기능’이 좋아지게 한다는 오인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뇌 피로, 집중력, 기억력 등 뇌 기능 향상’등 의학적인 효능을 강조한 부분에 대해 객관적인 실험 과정이 있었는지를 검토해 허위성과 과장성 등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사는 「안마의자를 이용한 마사지와 바이노럴 비트(브레인마사지)가 정신적인 피로와 집중력,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SCI급 논문 발표돼 관련 증거로 활용했다.

브레인마사지가 ‘뇌 피로 회복 속도를 8.8배 증가’시키고, ‘집중력 지속력을 2배 증가’시키며, ‘기억력을 2.4배 증가’시킨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해당 논문을 통해 제시했다.

또한, B사는 ‘건강수명 10년 연장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B사 메디컬 R&D센터가 각종 임상실험을 통해 안마의자의 효과를 임상연구를 통해 증명해낸 가치’라고 홍보하고 있으며, 다수의 의료 전문가를 등장시켜 의학적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만일 소비자가 해당 광고 문구를 접한다면, 마치 ‘브레인마사지’라는 제품을 의료 전문가들이 개발했고, 뇌 피로 회복,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임상적으로 검증된 ‘의료기기’로 오인해 해당 제품을 적극 구매하고자 충동이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임상 효과를 입증했다는 연구 논문, 부실 산재, 결과의 심각한 왜곡

디멘시아뉴스는 B사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제시한 「안마의자를 이용한 마사지와 바이노럴 비트(브레인마사지)가 정신적인 피로와 집중력,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의 전문을 확보해 확인한 결과, 브레인마사지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뇌피로 회복 속도를 8.8배 증가’, ‘집중력 지속력을 2배 증가’, ‘기억력을 2.4배 증가’ 등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논문에 언급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는, 소규모인 25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치료 A(단순 이완), 치료 B(기계 마사지), 치료 C(기계 마사지 + 바이노럴 비트: 브레인마사지) 중에서 아래의 그림과 같이 한 사람에게 하루에 한 가지 치료를 20분씩 최소 3주간 시행했다. 

한 사람에게 매일 다른 치료를 시행한 무작위 교차계획법(cross-over design)이었으며, 대조군을 이용한 무작위 이중 맹검 연구는 아니었다. 이러한 방식은 치료 시행자와 참가자 모두 어떠한 치료가 적용이 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편견이 개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연구 방법이다.

전전두엽에 6채널 뇌파를 부착 후, 3분간 기록해 ‘정신 피로도’를 측정했고, 인지 기능 평가를 통해 ‘집중력’과 ‘기억력’을 측정했다. 매일 시행되는 정해진 치료(치료 A, B, 또는 C 중 한 가지를 무작위로 선택) 전·후에 뇌파와 인지기능 평가를 시행해 비교했다.

뇌파를 이용한 ‘정신 피로도’ 평가에서는 다음과 같이 치료 C가, 치료 A나 치료 B에 비해 치료 후에 ‘정신피로도’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인지기능 검사를 통해 측정한 ‘집중력’ 평가에서는, 치료 A, 치료 B, 치료 C 모두에서 치료 후에 집중력이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치료 방법에 따라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시행해야 하는 치료 방법 간의 비교는 하지 않았기에 치료 C가 치료 A 또는 치료 B보다 집중력 개선 효과가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

위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치료 C(브레인마사지)는 치료 A(단순 이완) 및 치료 B(기계 마사지)와 비교할 때, 정신 피로를 어느 정도 낮추는 결과만이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집중력과 기억력에 대한 효과는 검증이 되지 않은 것이다. 

‘브레인마사지’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실제로 ‘뇌 기능’이 좋아지게 한다며 그 근거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뇌피로 회복 속도를 8.8배 증가’, 특히 ‘집중력 지속력을 2배 증가’, ‘기억력을 2.4배 증가’등의 광고와는 달리, 연구 결과가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

더군다나, 외부 임상시험기관에서 객관적으로 시행한 것이 아니라, B사가 연구비를 지원했으며, 회사 자체에 고용된 연구자들이 연구를 진행한 점은 연구 결과의 객관성에 의구심이 들게 하는 부분이다.

임상적으로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공산품을 ‘의료기기’로 오인해 소비자들이 수백만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B사의 브레인마사지의 의료기기 오인·과장 광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는 매우 중요하며,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해당 임상 연구 논문>

https://doi.org/10.1016/j.ctcp.2018.04.008
The effects on mental fatigue and the cognitive function of mechanical massage and binaural beats (brain massage) provided by massage chairs (안마의자를 이용한 마사지와 바이노럴 비트(브레인마사지)가 정신 피로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 Lim JH, Kim H, Jeon C, Cho S. Complement Ther Clin Pract. 2018 Aug;32: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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